강경파 '또' 탄핵 카드…'중도층' 이탈 우려
민주당, 단식·삭발 등 '장외 투쟁' 총력전
30번째 탄핵할까…'심우정·최상목' 탄핵 언급
'중도층 민심' 잃을라…당 내부선 속도조절론
2025-03-11 18:14:25 2025-03-12 10:11:32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이 예상치 못한 윤석열씨 구속 취소로 허를 찔리자, '줄탄핵 카드'를 앞세워 대대적인 국면전환에 나섰습니다. 장외에서 삭발, 단식 농성 등으로 투쟁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장내에선 심우정 검찰총장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을 언급하며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윤석열정부 들어 30번째, 31번째 탄핵이 됩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자칫 '강경파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중도보수당'을 자처하며 공을 들였던 우클릭이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도 외연 확장은커녕 되레 지지율의 '박스권 탈출'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헌재, 탄핵 심판 내려달라"…야권 총동원령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법원의 윤씨 구속취소 인용 직후 비상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매일 의원총회를 열고 저녁에는 광화문 집회에 참여, 국회에선 자정까지 심야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장외 투쟁에 힘을 실어 탄핵 심판을 촉구하는 여론전으로 공세를 가한다는 전략입니다.
 
야권 의원들로 구성된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 의원들은 이날 헌재 탄핵 심판 선고 때까지 단식 농성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법원의 윤석열 즉각 재구속 △윤석열을 석방한 검찰총장의 즉각 사퇴 △윤석열 탄핵을 방해하는 국민의힘 즉각 해산을 외쳤습니다.
 
(왼쪽부터)전진숙·박홍배·김문수 민주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기 파면 결정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날 박홍배·김문수·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거행했습니다. 박 의원은 삭발 후 헌재를 향해 "대한민국의 법과 민주주의가 유린당하지 않도록 윤석열에게 탄핵 심판을 내려달라"며 "내란 사태의 조기 종식 만이 국민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잠재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범야권 대선 주자들도 윤씨 석방에 반발하며 행동에 나섰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9일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며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0일 수원역, 11일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에서 '내란수괴 즉시파면'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수감 중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씨 구속취소 인용에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 총장을 두고 "윤석열의 수하일 뿐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메시지 내기도 했습니다.
 
'심우정·최상목 탄핵' 카드 만지작…속도조절론도
 
윤씨 석방에 허를 찔린 야권은 요동치는 탄핵 정국에서 지지층을 안심시키고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뭉치고 있습니다. 윤씨 석방 이후 보수에선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 '탄핵 기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심 총장과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심 총장과 관련해 "명예롭게 사퇴할 기회를 줬지만 그것을 거부하고 '적법하게 했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그러면 국회는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탄핵을 시사했습니다.
 
최 대행 탄핵의 경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를 무법천지로 만든 책임이 태산처럼 쌓인다"며 마 후보자의 임명과 명태균 특검법 공포 등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줄탄핵은 당에도 부담"이라며 "차분하게 윤석열 탄핵을 기다릴 필요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윤석열정부 들어 현재까지 민주당은 29번째 탄핵을 진행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이 당내 강경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강경 일변도 대응에 나설 시 '중도층 민심 잡기'는 요원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후보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30%대 박스권을 뚫지 못하고 있는데요.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 표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지난 7일 <한국갤럽>이 공표한 여론조사(3월 4~6일 조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이 대표 지지율은 35%로 나타났습니다. 전주(35%) 지지율과 동일합니다. 반면 같은 기간 범야권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은 23%에서 25%로 증가했습니다.
 
이 대표 지지율은 12.3 비상계엄 여파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셋째 주, 37%까지 올랐지만 다시 30% 초중반대로 내려앉은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내부에서는 탄핵 심판에 앞서 너무 빨리 조기 대선 행보를 취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부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도 구속 취소라는 변수를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너무 빨리 대선 모드에 돌입했다는 내부 질책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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