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결렬되면,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제조업과 수출이 이끄는 경제구조 탓에 상호관세 조치가 발효되면 전방위적 산업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7.6%로 OECD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5.8%입니다.
국내 제조업의 GDP 비중은 △2019년 28.6% △2020년 28.0% △2021년 28.6% △2022년 28.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아일랜드(31.0%)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전통 제조업 강국인 독일(20.1%)과 일본(20.7%)도 웃돌았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2015년 59.8%에서 지난해 63.0%로 높아졌습니다. 한국 서비스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축이라는 겁니다. 한국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통 제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인데 한국은 서비스업 성장과 동시에 제조업 비중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은 경제 규모를 고려할 여전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수출 비중도 높은 편입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총수출 비중은 44.4%로, OECD 평균(30.0%)보다 14%포인트(p) 이상 높으며 주요 7개국(G7)보다 높습니다. G7 가운데 독일이 41.8%로 가장 높았고 이어 프랑스(33.9%), 이탈리아(32.7%), 캐나다(32.4%), 영국(30.6%) 순입니다. 일본은 22.8%, 미국은 10.9%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전체 수출액 가운데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비중인 대미 수출 의존도는 지난해 18.8%로, G7과 비교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캐나다가 76.4%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다음으로 일본(20.0%)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등 주요 수출 품목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관세로 인해 대미 수출은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국내 제조업 생산의 위축과 기업 투자 둔화, 고용 불안정으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수출 주도형 성장 구조인 만큼,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율을 설정하고 유예시한을 8월1일까지로 연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관세 기한 전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주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날 예정입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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