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화물기 받는 에어인천…에어버스 정비사 전직 신청 왜?
넘기는 화물기는 B747·767로 모두 보잉
A320·330 등 정비 인력들이 전직 신청
사무직도 자원…정년 보장 기대감 상승
2025-03-07 16:02:50 2025-03-07 17:05:2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에어인천에 넘기는 화물기가 모두 미국 보잉사가 만든 것인데 비해, 에어인천 전직 신청자 중 일부는 아시아나에서 에어버스 여객기를 정비했던 인력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항공(003490)과의 통합 이후 정년 보장 불투명에 대한 불안함, 중복 업무에 따른 인력 재배치 등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2022년 5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월 20일경 화물기 11대(B747-400 10대, B767-300 1대)와 관련 정비 인력을 모두 에어인천에 이관합니다. 이는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승인한 조건에 따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는 지난주 전적(적을 옮김)이 확정된 정비 직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했습니다.
 
그런데 메일을 받은 이들 가운데는 보잉이 아닌, 에어버스 여객기 A330·320 등에 대한 정비 자격을 가진 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자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자원 배경에는 대한항공과의 통합 이후 정년 보장 불투명에 대한 불안감, 중복 업무에 따른 인력 재배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통합이 되면 중복 업무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근무지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불안감을 가진 일부 정비사들 가운데 에어버스 정비 자격을 갖고 또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이 임금피크제가 있는 에어인천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걸로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이 40년 가까이 동종 업계에 있었던 만큼, 통합 이후 중복 업무에 따른 근무지 재배치나 정년 보장 담보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화물기 자재·품질 관리 등 현장 정비 업무를 백업할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A330·320 등 정비 인력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들은 화물기 정비 인력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A330·320 등에 대한 정비 자격을 가진 이들이 에어인천에 가더라도 화물기 정비가 아닌 현장 정비 보조 업무를 본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이 관계자는 "EU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이관) 인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원자를 우선 고려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에어인천행을 거부하는 정비사들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전적을 거부한다는 의미로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현장 업무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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