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고환율에 여행 수요 위축 ‘예의주시’
환율 급등·소비 심리 위축 등 촉각
트럼프 화석연료 확대는 호재될듯
2025-03-04 15:52:09 2025-03-04 17:34:5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격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비심리까지 위축될 조짐이 보이자, 항공업계는 대내외적 변수들이 여행 수요 둔화로 이어질까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환율 급등과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자칫 여행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 내 대한항공 모습.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공표한 대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35분 현재 1460.2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환율이 1460원대로 오른 것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달 4일(1466.4원) 이후 약 한 달 만입니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임대료나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해 환율이 오르면 고정비가 늘어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원·달러 환율이 1358.3원이었는데, 이보다 10원이 오를 경우 대한항공(003490)은 약 33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작년 분기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에 소비심리 위축 전망은 항공업계를 더 불안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윳돈 중 얼만큼을 소비하는 데 썼는지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69.0%로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치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울수록 가장 먼저 줄이는 소비가 ‘여행’인 점을 감안하면 항공업계는 대내외적 악재에 맞닥뜨린 셈입니다. 다만, 트럼프발 친환경 정책 폐기 수순은 국내 항공사들에게 일시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노선을 철회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생산 확대 등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높이려는 기조입니다.
 
이러한 기조가 항공사들에게 부담이되는 친환경 대체 연료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의무 사용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이 80%까지 적은 친환경 연료입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의무 사용량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데, 기존 항공유 대비 가격이 3~5배 비싸 항공사엔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예고에 내수시장 부진 등 대내외적 변수가 언제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변수들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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