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이재명 '검찰 유착' 발언에 발칵
통합 행보 흔들…계파 갈등 다시 '촉발'
2025-03-06 18:19:57 2025-03-06 19:46:27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검찰과 당내 일부가 짜고 한 일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으로 비명(비이재명)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지난 2023년 9월 이 대표의 2차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이유가 비명계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인데요. 해당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면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비명계는 사과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 대표를 향해 강하게 질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통합 행보'가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및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거센 후폭풍에 당 안팎 '전운'…일각선 "계산된 발언"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2023년 본인의 2차 체포동의안 표결 때를 언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인 일이며 타임 스케줄에 따라 벌인 일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당내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나에게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 등을 맞춰보니 당내 일부와 다 짜고 한일"이라며 "짰다는 증거는 없지만 추측이나 시기상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가 검찰과 비명계의 '유착설'을 제기하며 비명계를 직접 겨냥한 겁니다. 이 대표의 2차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참석한 295명 중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표 4명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는데요. 민주당에서만 최소 31명이 이탈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주장이 당내 '그립감'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합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이 대표가 비명계를 견제함과 동시에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기 위함"이라며 "의도되고 계산된 메시지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발언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의도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 대표가) 현재 통합 행보를 하면서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는다"면서도 "이 대표로서는 어떤 복안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비명계 잇단 사과 요구에친명, 적극 '옹호'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직접 수습에 나섰습니다. 그는 "이미 지난 일"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당의 모든 역량을 모아 (현재의) 혼란 상황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명계의 반발이 상당해 앞으로 계파 갈등이 재차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앞서 이 대표는 비명계로 분류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을 만났는데요. 앞으로 이 대표의 통합 행보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주장에 거칠게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김종민 무소속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통합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이런 식의 적대를 확산시키는 건 중단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김두관 전 의원도 "(이 대표가) 국민 통합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해 놓고 국민 통합은커녕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 대표의 본 모습은 무엇이냐"라고 질타했습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도 전날 공식입장을 내며 "(이 대표가)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 꽂는다. 통합 행보는 쇼"라며 규탄했습니다. 
 
반면 친명계는 이 대표의 주장을 두둔하며 비명계를 향해 날을 세웠습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YTN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비명계)가 (검찰로부터) 상당한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그러면서 "본인들이 거슬린다고 분열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오버"라고 지적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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