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미국에 사는 레이첼이 가족 여행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행 계획을 짜기 위해 SK텔레콤 에스터에 물어보기로 했죠. 에스터는 바로 알았다며 몇 가지 안을 제시합니다. 가장 추천하는 여행 콘셉트로는 미식 여행을 내놨고요. SK텔레콤 가입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주말 여행도 제안합니다. 주말 여행을 선택하자, 에스터의 말이 많아졌습니다. 언제 여행을 가는지,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인지 커플 여행인지, 아니면 혼자 가는 여행인지 등 이것저것 묻기 시작합니다. 레이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에스터는 여행지에서 갈 만한 곳, 식당, 교통편을 제안합니다. 단순히 일정을 알려주고, 저장된 기록을 바탕으로 답변하는 데 머물렀던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이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액션을 수행하는 모습입니다.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SK텔레콤 부스 관계자는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질문을 추가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행 설정이 끝난 후 AI 에이전트 에스터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뿐 아니라 예약이 필요한 티켓의 예약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SK텔레콤은 "이달 말 미국에서 베타서비스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예약까지 에스터 안에서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SKT 미국향 AI 에이전트 에스터 구동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MWC에선 AI 에이전트 사업자들이 텍스트 요약, 축적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답변과 같은 단순 AI 기능에서 탈피하려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생활과 긴밀히 연결된 분야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제안을 하고 실행까지 할 수 있는, 진짜 비서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032640)도 AI 에이전트 익시오에 액션 AI 기능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상반기 중 도입한다는 목표인데, 이번 MWC에서 해당 기능을 미리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행이 MWC 전시장에서 머무는 숙소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 대화를 나누자, 익시오가 대화 중간에 끼어들어 25분이 걸린다며 지도와 함께 알려줍니다. 교통체증 발생 전에 가야겠다는 대화를 나누자, 익시오는 AI 제안(AI Suggestions)이라며 택시 예약 버튼을 활성화합니다. 바로 택시 예약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됐고, 대화 속에서 파악한 출발지와 도착지도 자동으로 설정됐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택시 예약을 마칠 수 있는 것인데요.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대화를 방해하지 않고, 대화 콘텐츠 키워드를 분석해 필요한 예약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상반기 중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 익시오의 액션AI 기능 구동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해외 사업자들도 액션 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추세입니다. 중국 아너는 아너AI를 통해 현재 중국에서 AI에이전트 액션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식당 예약과 같은 서비스에 적용됐는데요. "저녁식사를 위해 장소를 찾고 싶어. 5㎞ 이내 거리에 있는 곳, 8명이 스테이크와 같은 스페인 로컬 음식을 먹고 싶은데, MWC 행사가 끝난 후 먹을 수 있도록 7시면 좋을 것 같아"와 같이 세부적으로 말하자 오픈테이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동됩니다. 앱에서 식당을 골라 예약을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중국 아너의 AI 에이전트 식당 예약 화면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아너는 이번 MWC에서 AI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5년간 AI 분야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요. 대규모 투자를 통한 AI 생태계 확장이 목표입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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