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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4일 18: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CJ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둔화의 어려움 속에서도 흑자 전환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이뤄내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콘텐츠와 물류, 식품 등 그룹 전반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장기간 이어졌던 부진의 터널을 벗어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한때 자금조달 시장에서 고전하던 모습에서도 탈피해, 올해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는 우호적인 금리와 함께 증액 발행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천신만고 끝 속속 흑자 전환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ENM(035760)은 지난해 실적에서 매출은 5조2314억원, 영업이익은 10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라이브시티 사업 중단에 따른 유형자산 처분손실 인식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사진=CJ ENM)
CJ ENM은 주력 사업인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키웠다. 미디어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1조3732억원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티빙의 2024 KBO 리그 중계와 광고 요금제 도입으로 유료 가입자가 늘어난 게 주효했다. 연간 매출은 33.4% 증가한 4353억원이다.
이 외에도 영화드라마 부문 매출은 전년비 56.1% 증가한 1조 7047억원, 음악 부문에선 3.8% 늘어난 70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커머스 부문은 매출 1조 4514억원, 영업이익 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인 CJ ENM과 더불어 CJ그룹은 작년 주요 계열사의 경영 실적 개선이 이어졌다. CJ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라 평가받는 CJ CGV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CJ CGV(079160)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9579억원으로 1년 새 26.7% 늘었다.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같은 기간 54.8%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연간 실적에서도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실적 개선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편입 힘이 컸다. 지난해 6월부터 신규 편입된 CJ올리브네트웍스는 매출 7762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해 연결 실적에는 매출 4833억 원, 영업이익 433억원을 기여했다.
CJ그룹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CJ대한통운(000120),
CJ제일제당(097950) 등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CJ대한통운은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의 모회사 CJ제일제당도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영업이익에서 26% 오른 1조32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받았던 홀대, 올해는 다르다
CJ그룹은 사실 지난해 자금조달 시장에서 맥을 못 췄다. CJ제일제당과 CJ ENM, CJ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선 민평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책정되거나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한미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시장 여건은 우호적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 수요 증가로 대부분의 채권발행 금리는 민평금리 하단에서 결정됐다.
꾸준히 흑자를 기록한 CJ제일제당의 경우에도 6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3년물은 0bp, 5년물은 +3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지주사인 CJ도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금리는 민평금리의 +3bp로 결정됐다.
특히 CJ ENM은 일부 트렌치가 미매각됐고 추가 모집 끝에 겨우 완판했다. 2년물의 경우 +5bp 높은 수준의 금리가 결정됐고 목표액에서 50억원 규모 미매각이 발생했던 3년물은 29bp 높게 책정됐다.
하지만 작년 흑자전환과 경영 개선에 성공함에 따라 올해 회사채 발행에선 무난한 증액과 더불어 금리 할인도 기대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올해 발행에선 전년보다 발행 규모를 키웠고 선두권 하우스들이 주관에 나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J ENM은 2년물과 3년물로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요예측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도 고려 중이다. 오는 27일 발행을 목표로 다음주 중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CJ프레시웨이도 회사채 발행에서 나선다. 트렌치별로 1.5년물 200억원, 2년물 400억원으로 계획되어 있고 최대 800억원 한도로 증액이 가능하다. 오는 28일 수요예측이 진행되고 3월11일 발행이 목표다. 해당 채권 발행에는
NH투자증권(005940), KB증권과 더불어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사로 참여한다.
의리 지킨 증권사들, CJ와 새로운 동맹 이어갈까
그룹사의 전반적인 경영 개선과 채권 시장 호조로 CJ그룹 계열사의 올해 자금 조달은 이전보다 수월해졌다. 지난해 CJ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금융사와의 새로운 동맹도 예견된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CJ ENM의 채권 발행에서
삼성증권(016360)과 같이 3년물의 대표 주관을 맡아 350억원 규모 채권을 인수했다. 앞서 2023년엔 시장에서 난항이 예상되던 CJ CGV의 4153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대표 주관하며 1384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한국투자증권은 새로 진행되는 CJ ENM과 CJ프레시웨이 채권발행 주관에 참여할 수 있었다. CJ그룹 계열사의 전반적인 실적개선이 이어진 것과 더불어 채권 발행이 이전보다 수월해진 환경을 고려하면 이번 발행은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NH투자증권도 CJ 채권발행에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작년 CJ ENM의 2년물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했다. 올해 계획된 CJ ENM과 CJ프레시웨이의 회사채 발행 모두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발행사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준 금융사와 함께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금융사도 이를 노리고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접근하지만 상응하는 리스크 관리도 함께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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