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한투자증권-중앙미디어, 끈끈한 동행…실적 악화에 균열 우려
7% 고금리 내건 JTBC 회사채, 연이은 적자에도 '완판'
계속된 영업적자에 고금리로 버텨…동맹 파기될 수도
2025-02-18 06:00:00 2025-02-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올해에도 JTBC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았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JTBC를 비롯한 중앙미디어그룹 주요 계열사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아 끈끈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자금조달 시장에서 특정 금융사와 발행사 간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둘 사이의 관계가 지금처럼 계속될지는 의문이다. 
 
고금리로 계속된 적자에도 JTBC 회사채 '완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 방송사 JTBC는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는 것에 이어 증액까지 성공했다. 
 
  
JTBC는 이번 총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1년물 300억원 모집엔 42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고 2년물 200억원 모집엔 950억원 주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발행규모는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도 JTBC는 고금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JTBC는 1년물의 경우 연 6.60%~7.10%, 2년물의 경우 연 7.30%~7.80%다. 동급인 두산이 2년물과 3년물에서 4.039%와 4.178%로 금리가 책정됐고 에이치엘디앤아이가 1년물과 1년6개월물에서 각각 7.00%, 7.20%에 이자율이 정해진 것을 고려하면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수요예측에서 모집 규모 이상이 신고액 기준 1년물은 6.59%, 2년물은 6.70%로 정해졌다. 
 
이번 회사채 완판 성공으로 신한투자증권은 한숨 놓게 됐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7월 진행된 회사채 발행에서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하지만 당시 발행물 중 1년물에서 목표액인 400억원에 못 미치는 360억원의 주문만을 받았었다.
 
여기에 더해 일부 물량이 미매각 됐음에도 발행 물량을 500억원에서 770억원으로 증액되면서 신한투자증권은 1년물에선 220억원 규모 채권을, 2년물에선 165억원 규모 채권을 인수해야 했다.
 
그룹 계열사 전반 실적 '악화일로'…동맹 지속성 '흔들'
 
중앙그룹 계열사가 본격적으로 공모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지난 2019년부터다. JTBC는 지난 2019년 51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수혈했다. 
 
(사진=신한투자증권)
 
당시 주관사가 신한투자증권이었다. 이후 연 1회 정도 회사채를 발행하던 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앙일보도 기존 한국투자증권에서 신한투자증권으로 갈아탔다. 이후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는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댔다. 
 
작년만해도 중앙그룹 계열사 중 SLL중앙(740억원, BBB0)과 콘텐트리중앙(036420)(690억원, BBB0), 중앙일보(450억원, BBB0), JTBC(770억원, BBB0)의 회사채 발행을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자본조달 시장에서 금융사와 발행사가 동맹을 맺는 것은 흔한 일이다. 대표적인 예는 키움증권(039490)과 한진그룹이다. 키움증권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항공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경험했던 2021년 한진그룹 회사채 발행을 도왔다.
 
당시 대한항공(003490) 9700억원, 한진칼(180640) 1440억원, 한진(002320) 1300억원을 발행했고 키움증권은 2001억원을 인수했다. 이후 한진그룹 회사채 발행엔 키움증권이 빠지지 않는다. 올해 1월 발행이 진행된 대한항공의 회사채 발행에서도 키움증권은 3년물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사로 참여해 1435억원이 주관 실적을 쌓았다.  
 
하지만 이 같은 동맹관계는 상호 신뢰가 밑바탕 돼야 가능하다. 주관 증권사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발행사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발행사도 채권과 증권 수익성을 확보하도록 기업 운영에 성의를 다해야 지속적인 관계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037620)과 CJ그룹과의 동맹이 대표적인 예다. 미래에셋증권은 CJ그룹 계열사의 자금 조달에서 대표 주관을 맡으며 CJ그룹 자금조달을 도왔다. 미래에셋증권은 공모채 시장에서 2023년 초까지 CJ제일제당(097950), CJ대한통운(000120)의 회사채 발행에 참여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2년물 10억원, 5년물 710억원, CJ제일제당은 5년물 800억원을 인수했다. CJ ENM(035760)의 경우 대표 주관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3년물 300억원을 인수했다.
 
하지만 당해 2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집계에서 2022년 CJ CGV(079160)가 발행한 미매각 전환사채 물량이 평가 손실처리되면서 동맹은 끊어졌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CJ그룹의 어떤 계열사 자금 조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신한투자증권과 중앙미디어그룹의 경우 자금조달에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될 경우 자칫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 상태가 악화돼있기 때문이다. SLL중앙은 지난 2022년엔 602억원, 2023년엔 51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콘텐트리중앙의 경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574억원, 716억원, 6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번 채권 발행 주관을 맡은 JTBC도 같은 기간 192억원, 424억원, 707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앙미디어그룹 계열사 자본조달 과정에서 7%대의 높은 금리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아직까지는 중앙그룹과의 동맹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계열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발에 오줌누기식 자금 조달만을 이어갈 경우 신한투자증권이 손을 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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