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명태균 특검법'(명태균 관련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조기 대선 정국의 최대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11일 윤석열씨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은 명태균 특검법의 처리 시한을 2월 내로 잡았는데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든, 폐기 이후 재발의를 하든 명태균 특검법은 대선 정국을 뒤흔들 전망입니다.
야6당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의안과에 접수하고 있다.(이미지=뉴시스)
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장인 서영교 의원은 이날 야 6당을 대표해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주요 수사 범위는 △제8회 지방선거·2022년 재보궐선거·22대 총선의 불법·허위 여론조사와 공천거래 △명씨의 무상 여론조사 △윤석열·김건희씨와 관련된 여론조사·공천거래 △대우조선파업·창원국가산업단지의 민간인 개입 등입니다. 이른바 '황금폰'에 담긴 공천개입·여론조작·민간인 국정농단 등 '명태균 게이트'로 드러난 여러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겁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가담한 여론·선거 조작, 비선 개입, 국정 농단 의혹의 진원지인 '명태균 게이트'는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자행한 직접적인 원인이자 배경으로 지목받고 있다"며 "12·3 내란의 전모를 밝히고, 죄를 지었으면 처벌받는다는 당연한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명태균 특검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검찰은 핵심 증거인 황금폰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며 "국민의힘 대선 경선 시기 여론 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 보궐선거와 총선, 지방선거 시기 불법 공천 개입 의혹 무엇 하나 시원하게 밝혀낸 것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에 드러나면 안 될 어떤 불법과 잘못이 있길래 내란까지 일으켰는지 밝혀야 한다"며 "2월 안에 특검법을 처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황금폰' 열리나…명 "특검, 내가 바라는바"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만 한다면, '황금폰'이 열릴 가능성은 한층 커질 전망입니다. 명씨는 특검법 발의 이후 곧바로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명태균 특검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바"라며 "이제는 국민들이 정치권의 더럽고 추악한 뒷모습의 진실을 아셔야 할 때가 왔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주도의 특검에 협조하겠다는 겁니다.
명씨의 '황금폰'이 열리면, 대통령 탄핵을 넘어 펼쳐질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여권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유력 정치인 모두 명씨와 얽히고설킨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오 시장은 2022년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명씨의 도움을 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과 단일화 과정에서 명씨가 오 시장에게 유리하게 여론조사를 조작해줬던 겁니다. 이후 오 시장의 비선 후원회장으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명씨에게 돈을 전달하려고 했던 정황도 나왔습니다.
홍 시장은 명씨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 명씨에게 의존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명씨의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무소속 출마 지역을 선정했고, 이후 국민의힘 복당 과정에서 명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명씨와 함께 선거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명씨의 청탁으로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6.1 재보궐선거 경남 창원의창 공천에도 관여했다는 정황도 나온 상황입니다.
명태균씨는 11일 페이스북에서 '명태균 특검' 환영 입장을 밝혔다.(이미지=뉴시스)
국민의힘 반발…"특검 중독증, 치료 불가"
대권 주자뿐 아닙니다. '황금폰'이 열리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여권 정치인의 이름 또한 더 나올 걸로 보입니다. '명태균 게이트' 1호 공익제보자 강혜경씨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만나 "국회에 제출한 '명태균 리스트'에 있는 의원 말고도 명태균의 도움을 받은 의원들이 더 많다"며 "특히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더 나올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에 포함된 정치인은 윤한홍·조은희·안철수·나경원·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등 27명입니다.
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규명을 골자로 한 '김건희 특검법'이 네 차례 좌초되자, '명태균 특검법'을 꺼내 들었습니다. 특정인을 상대로 한 '표적수사'격의 특검법은 받을 수 없다는 여당의 명분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동시에 검찰에 대한 압박, 윤석열씨 탄핵안 발의 이후 역풍 분위기를 잠재울 여론전이 가능하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걸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특검 중독증'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김기흥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특검 중독증’은 이제 치료 불가다. 국민이 '이재명 심판'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현재 창원지검에서 강력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별도 특검은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특검법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내분 우려도 나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명태균 특검법을 반대하면 '너 명태균이랑 뭐 있지?'라는 공격이 들어올 게 뻔한데, 무작정 반대하기도 어렵지 않겠느냐"면서도 "하지만 명태균이 정말 민주당에 협조하려고 하려고 하는 것인가 생각해 봤을 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여론전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박현광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mu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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