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이일드 채권 완판…세제 종료 우려 넘은 투자 열기
올해 첫 BBB급 채권 완판, 저등급 채권 발행 차질 우려 덜어
국내 채권 펀드 자금 유입, 하이일드 채권 발행 성공 이끌어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내 채권 투자 수요 증가 전망
2025-01-16 17:58:39 2025-01-16 17: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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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해 첫 신용등급 'BBB급' 하이일드 채권이 흥행에 성공하며 전량 판매됐다. 채권시장에선 하이일드 펀드 세제 혜택 종료로 비우량채권 발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점진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한 국내 채권 펀드에 대한 투자 수요 증가가 완판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제 혜택 종료 이후 첫 BBB급 채권 흥행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은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모집에서 총 111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완판에 성공했다. 회차별로 살펴보면 2년물 300억원 모집에선 420억원, 3년물 300억 원 모집에 69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한진은 신용등급 BBB+로 투기등급의 하이일드 채권이다. 
 
 
앞서 올해 채권 시장에선 BBB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 발행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그간 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뒷받침했던 세제 혜택이 지난해 말로 끝났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3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저등급 채권 시장의 활성화 대책으로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을 한시적으로 도입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B+급 이하 회사채(A3+급 이하 전자단기사채 포함)를 45% 이상 편입하고, 국내 채권 비중 60% 혹은 A급 비중 15%를 유지하는 상품이다. 이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하이일드펀드 가입액 3000만원까지15.4% 세율이 적용되는 분리과세 혜택을 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진의 회사채가 완판되자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내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설정액은 47조5627억원으로 올해 들어 8거래일 동안 1조1600억원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는 2376억원 감소했고 해외주식형 ETF가 7877억원 증가에 그친 것을 생각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성종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유출세를 보였던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올해 1월 들어 재차 유입되며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며 "연초 발행시장은 자금 모집이 원활하고 지난해 대비 투자 환경이 개선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동결에도 인하 기대감 '여전', 채권 수요 증가 전망
 
채권 발행에서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 금리다. 연초 국내 채권형 펀드에 자금 유입이 급증한 것도 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이다. 채권은 금리가 내리는 만큼 가치가 오르는 구조다. 채권형 펀드 상품도 마찬가지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치가 상승해 수익률 증가로 이어진다.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0%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금리 인하 이후 '12.3사태'에 의한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리 인하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금융통화위윈회는 이날 결정문을 통해 “물가상승률 안정세에 불구하고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증대됐다”라며 “경제전망과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해 대내외 여건을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동결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날 신성환 금통위원만 소수의견을 냈지만 논의 과정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커졌다는 후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성장의 하방 위험이 증대된 만큼 기준금리 추가 조정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본다"라며 "상황 변화는 보겠지만 인하 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국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에 채권 금리는 다시금 내림세로 전환됐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4.9bp 내린 2.626%로 장을 마감했고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연 2.802%로 5.8bp 내렸다. 회사채 금리에서도 AA급 3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3.9bp 떨어진 3.276%에, BBB급 3년물 금리는 3.8bp 하락해 9.033%에 거래를 마쳤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초에 경험한 학습효과 덕분에 올초 불안정한 시장상황에서도 채권 스프레드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다만 대내외적인 변수가 시장금리를 자극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분위기에 채권시장은 안도하는 한편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기조가 이어져 일부 미매각 물량이 발생해도 소화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증시 변동성이 커진 한편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지난해부터 내림세를 보여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초까지 불확실성이 커 채권 발행에 우려가 많았지만 최근 정치적 이슈도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고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도 전망되면서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라며 “일부 저등급 채권에선 미매각이 발생할 수 있겠으나 개인투자자 판매 등으로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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