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신선식품 콘텐츠 강화 사활
이커머스에 내준 유통 주도권 되찾기 '고심' 일환
2025-01-16 15:26:20 2025-01-16 17:38:03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대형마트업계가 최근 신선식품 콘텐츠를 강화하고 나서 눈길을 끕니다. 대형마트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대용량 구매, 뛰어난 쇼핑 편의성 등을 무기로 노른자위 지역 중심의 출점 경쟁에 나서며 유통 산업을 주도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비대면 소비 일상화와 함께 이커머스 시장에 주도권을 내주며 영향력이 급속히 줄었습니다. 이에 마트업계는 이커머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신선식품 콘텐츠를 확장하고, 다시금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코너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내 롯데마트몰 애플리케이션(앱)을 신선식품 전문 앱인 '롯데마트 제타'로 리뉴얼할 예정입니다.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1분기에 '부산 첨단 물류센터(CFC)'를 가동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농산물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한 과일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추세입니다. 또 이달 초에는 기후 변화에도 적정한 재배 환경을 유지해 균일한 품질로 생산된 스마트팜 농산물, 차세대 농업 기술이 적용된 농산물 등을 아우르는 농업 프로젝트 '내일농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2022년부터 신선식품 품질 개선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대형마트 사업의 핵심 역량인 신선식품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롯데마트의 AI 선별 과일 매출은 도입 첫해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온·오프라인 채널 간 협업 체계를 통한 신선식품 콘텐츠 강화에 나섰습니다. 신세계 이커머스인 SSG닷컴은 올해 이마트로부터 매입하는 식료품 규모를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리기로 했습니다. 작년 매입액이 2500억원이었는데 올해에는 총 8123억원으로 증액됩니다.
 
이 밖에 홈플러스는 올해 기존 매장을 식료품 특화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입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부터 주요 점포들을 메가푸드마켓으로 바꿨는데요. 이 과정에서 다이닝 스트레트 등 식품 관련 구획 및 동선에 큰 변화를 주며 모객 효과를 높였습니다.
 
이처럼 대형마트업계가 신선식품 코너 강화에 사활을 거는 것은 본연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아직까지 신선식품만큼은 대다수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신선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아직 20%대 수준으로, 30~50%대에 이르는 일반 공산품에 비해서는 낮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선식품처럼 눈으로 보거나 만질 필요가 있는 상품군의 경우, 소비자들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특히 대형마트업계는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신선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하고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늘린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러스 서울역점' 내 농산 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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