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L만도, 2분기 실적 선방…하반기엔 고부가 전략 '시험대'
3분기부터 재고 효과 사라져…관세·단가 압박 '불가피'
IDB 2세대 등 고부가가치 부품에 기대 거는 목소리도
2025-08-01 06:00:00 2025-08-0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0일 16: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HL만도(204320)가 2분기 미국발 ‘관세 폭탄’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의 외형 성장과 영업이익 증가를 달성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성장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분기 호실적이 사실상 미국의 자동차부품 관세에 대비한 ‘선제적 재고 확보’ 덕분에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 확대가 2분기 호실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향후 IDB(통합전자브레이크) 등 마진율이 높은 신제품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HL만도의 판교 R&D센터. (사진=HL만도)
 
선제적 재고 비축 덕에 2분기 실적 ‘선방’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만도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4009억원, 영업이익 10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8%, 16.2%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무려 31.5% 늘어났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의 고율 부품 관세가 향후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매출(4423억원)은 1분기 기준 HL만도의 전체 매출 2조2210억원 가운데 19.5%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관세 정책이 회사 수익성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아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월부터 자동차부품에 대해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HL만도는 관세 시행 직전인 1분기에 재고를 쌓아 2분기 실적을 방어했지만, 이 재고가 소진되는 3분기부터는 관세 부담이 고스란히 영업비용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관세 부담이 완성차 기업들의 가격 인상과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결국 부품업체의 납품 단가와 물량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관세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8%, 24.1% 감소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부품업체에 단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북미 현지에서 부품을 직접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감소와 단가 인하 압박이 동시에 닥치면, 부품사들이 입을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L만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내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물량은 전체를 100%라고 봤을 때 5%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내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관세가 회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IB토마토>는 HL만도 측에 관세 부과 전 비축해 놓은 재고의 규모와 관세 시행 후 미국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질의하고자 했으나 "민감한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부가가치 제품…미래 성장동력 '기대'
 
일각에서는 HL만도의 2분기 실적이 선제적 재고 비축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커진 영향이 크며, 이를 고려하면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이 크다는 전혀 다른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미 시장은 IDB 2세대 판매량 증가로 제품 믹스가 개선되면서 당분간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중국에서는 고부가가치 부품 중심의 판매 확대와 전략 고객향 매출 비중 증가가 수익성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DB 2세대는 전체 매출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한 상태지만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기준 HL만도의 IDB 2세대 매출은 약 620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4009억원)의 2.6% 불과하지만, 비록 매출액 비중이 작더라도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구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부품사 중 하나인 현대모비스(012330) 역시 2분기 고부가가치 전략 중심 제품 믹스를 통해 매출 증가폭을 뛰어넘는 이익률 상승을 보인 바 있다. 북미 전동화 공장 가동 본격화와 함께 고부가가치 전장 부품 공급을 확대하면서 매출은 전년도 2분기 대비 8.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8%나 증가했다. 
 
한편 HL만도는 올 2분기 북미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회사는 자율주행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미래차 트렌드에 발맞춘 전자식 부품 사업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