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감소에 환율 상승까지"…시멘트업계, 올해 가장 어렵다
생산량 줄고 재고량 늘고…35년만 업황 '최악' 예상
환율 상승·전기료 인상에 시멘트원가↑…중국산 도입도 '코앞'
2025-01-14 15:08:57 2025-01-14 16:47:40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시멘트업계가 국내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감소와 환율 상승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 직면했습니다. 올해 업황을 단순히 어렵다는 수준이 아닌 역대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낙담하고 있는데요. 업계는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신사업 개발과 시멘트 제품 품질 제고 등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에 전기료 인상 등의 악재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14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생산량과 출하량은 매년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 생산량은 추정치는 4193만톤으로 2023년의 5112만톤 대비 18.0% 감소했습니다. 4193만톤이라는 수치도 기존 목표였던 4400만~4500만톤 대비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건설 등 전방산업이 지난해 큰 부진을 겪은 탓입니다.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업계는 올해 시멘트 생산량 전망치를 더 낮게 잡고 있습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올해 시멘트업계 생산량 전망을 4000만톤 정도로 보고 있다"며 "지금 같은 업황이 이어지면 4000만톤 목표치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재고량은 늘고 있습니다. 시멘트 재고량은 2020년 86만톤 수준이었는데요. 재고량은 이후 △2021년(87만톤) △2022년(111만톤) △2023년(158만톤) △2024년(135만톤, 추정치)로 꾸준히 증가 추세입니다. 재고량은 2023년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마저도 일시적인 생산계획 변경에 따른 결과값일 뿐, 업황 개선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게 업계의 입장입니다. 
 
환율 상승·전기료 인상까지…90년대 초 수준 후퇴 예상
 
전방산업의 부진 외에 환율 상승과 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도 시멘트업계를 한숨 짓게 만듭니다. 현재 업계는 시멘트 생산의 핵심 원료인 유연탄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4일 기준 1463원으로 1470원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사로서는 유연탄 사용량을 현저히 줄여야만 원가 관리 측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기료 상승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최근 몇년 동안 수차례 요금을 인상했는데요. 이에 4년 사이 무려 70% 이상 올랐습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유연탄 수입비용 증가보다 더 큰 문제가 전기료 인상"이라며 "전력요금이 시멘트 원가를 결정하는 기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표시멘트 삼척 공장 내 예열기의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업계는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한국시멘트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전근식 한일시멘트 대표이사는 취임사를 통해 "올해는 전방산업 침체로 시멘트 내수는 지난 90년대 초 이후 35년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시멘트업계 전반을 관장하는 협회장의 발언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품질 개선과 신사업 개발 등 각종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업황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수단이 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불황이라는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원가 상승 압박에 중국산 시멘트의 국내 도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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