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독주'·야 '무기력'…'맹탕 청문회' 반복
증인·자료 제출 부실…여 "발목잡기" vs 야 "부적격"
'낙마'에 사활 건 국힘, 고발에 보고서 채택 불발도
2025-07-15 17:52:20 2025-07-15 20:02:35
 
[뉴스토마토 이진하·김성은·이효진 기자] 이재명정부 1기 내각 청문회가 이틀째 개최됐지만, 곳곳에서 고성만 난무할 뿐 '맹탕 청문회'란 평가가 나옵니다. 야당은 청문회 증인 채택 불발 등을 문제 삼아 여당을 공격했지만, 야당 내부에서도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반면 여당은 '전원 통과'를 자신하며 후보자 엄호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문회 이틀째…후보 자질·역량 놓고 공방전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5일에는 국가보훈부·중소벤처기업부·국방부 등 4개 부처 장관과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됐습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 문제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에 앞서 '무자격 5적'으로 꼽은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 현황을 두고 질책을 쏟아내며 '겹치기 월급 수령 의혹'을 부각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를 너무 불성실하게 제출해 인사청문회 자체가 어려울 정도"라며 "주민등록법 위반, 선거법 위반, 학교 위장 전입 등이 의심돼 직계 비속에 대한 주민등록 초본을 요구했으나, 거절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권 후보자가 12·3 비상계엄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답한 것에 대해 "황당하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밖에도 권 후보자가 보훈 경력이 없다며 자질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 3선을 하면서 보훈을 다루는 국회 국방위원회나 정무위 경력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권 후보자가 친일반민족행위의 진상법 규명 개정 작업을 했다"며 "독립유공자 피탈재산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도 발의했다"고 엄호했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질의 전부터 최인혁 네이버 테크비즈니스 부문대표의 불출석 문제를 놓고 충돌했는데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에 꼭 필요한 증인과 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우 유감이며, 국회를 우습게 본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권향엽 민주당 의원은 "증인 출석 요구 전 최 대표의 출장 계획이 잡혀 있었는데, 청문회를 회피하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안 후보자의 군 복무 경력을 두고 공방이 있었는데요. 행정상 오류로 추가 복무를 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언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야당이 전관예우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비판했습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힘, 강선우 낙마에 사활…'갑질'로 고용부 진정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 후폭풍도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이 규정한 '무자격 5적'에 속하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방은 청문회 이후에도 확산됐습니다. 보좌진 갑질 의혹에 이어 위증 논란까지 불거지자 야당은 '위증죄 고발'을 언급하며 지명 철회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이에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오면서 강 후보자가 이재명정부 첫 낙마자가 될지 주목됩니다. 
 
여가부 청문회는 전날 자정까지 진행되면서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그 중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강 후보자가 과거 보좌진에게 집 쓰레기를 사무실에 버리도록 지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인데요.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쓰레기 처리 의혹에 대해 "먹던 음식을 다음 날 차에서 먹기 위해 들고 나와 그것을 보좌진이 치운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보좌관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 이날 언론에 보도되면서 위증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사람에 대한 존중이 있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가야 한다. 그게 사회의 정의이고 민심"이라며 "위증죄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고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야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거부를 넘어 '위증 고발'을 예고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강 후보자를 직장 내 괴롭힘·갑질 혐의로 진정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의 임금체불 의혹도 제기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사청문회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등에 대해 묻자 "의미 깊게 들여다보고 그 부분에 대한 소명 여부와 그것에 대한 설득력 여부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문회 이후에도 부정 여론이 계속되면 대통령실이 사실상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강 후보자와 같은 날 청문회가 열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별다른 공방 없이 무난하게 끝나 빠르면 이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두 차례 해당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파행되면서 청문 보고서 채택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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