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어이할꼬…청문회마저 '반쪽'
국힘, 보이콧…"임명 철회 수사 필요"
민주, 위원장 사회 거부 시 단독 개최
청와대 "입장 변화 없어…해명 기대"
2026-01-18 17:19:23 2026-01-18 18:17:43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여야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최악 땐 반쪽 청문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각종 의혹 해명을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청문회 개최보다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개최 권한을 지닌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반면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은 "이미 청문회 일정을 의결했기 때문에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 합의 불발…국힘 "최소한 자료도 안 내"
 
국민의힘 소속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들은 18일 성명서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재경위 간사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는 청문회장이 아닌 수사기관 피의자 자리에 앉아야 할 사람"이라며 "전례 없는 수준의 총체적인 '비리 집합체'로 하루에도 4~5개씩 쏟아지는 100개 가까운 의혹이 이미 공직자 자격은 박탈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야는 자료 제출이 의혹을 검증하기에 충실하지 않다면 일정을 미룬다고 분명히 합의했다"며 "하지만 후보자는 아직도 개인정보 등을 핑계로 추가 자료 제출을 전혀 하지 않고 있고, 여당은 19일 청문회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후보자가 '빈껍데기' 자료만 앞세워 '과거 세탁'에 급급한데, '맹탕' 청문회를 한들 누가 후보자 답변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나. '거짓 해명쇼'는 열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재경위 청문회 키를 쥔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지난 16일 "이혜훈 청문회는 열 가치가 없다. 공직 후보자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회의 개최 권한은 위원장에게 있다. 국회에서 요구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으면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해놨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료 제출이 충실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청문회 자체가 문제점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자리가 되기보다 후보자 문제점에 대해 면피성 발언을 하는 자리로 흘러갔다고 판단한다"며 "임 위원장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불거진 이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보좌진 폭언·갑질 의혹부터 아파트 부정 청약, 영종도 부동산 투기, 재산신고 누락 및 불법 금품수수 사건 무마, 자녀 병역 특혜·장학금 수혜 논란 등입니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언론에서 제기된 숱한 의혹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지만, 15%가량만 제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청문회를 강행한다면 '껍데기 검증'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 "청문회 국회의 책무"…청 "해명 기대"
 
반면 여당은 청문회를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민주당 소속 재경위원들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인사청문회는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해야 할 헌법적·법률적 책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청문회를 거부한다면 국회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단독 청문회를 열기 위한 의도'란 주장에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이 '부실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인사청문회 거부를 주장하나, 후보자 쪽에서도 이날까지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주요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민주당도 후보자에 성실하고 책임 있는 자료 제출을 계속 촉구하고 있음을 밝힌다"며 "지난 13일 전체회의서 인사청문회 날짜를 의결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 위원장이 청문회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해도 국회법상 다수 의석을 지닌 민주당이 단독 청문회를 강행할 수 있습니다.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요. 이에 정 의원은 "위원장이 사회권을 포기하면 국회법에 따라 간사가 사회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자를 무조건 지킬 수 없다는 기류도 여전합니다. 국회 재경위 소속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통합을 위한 인사였을 텐데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오히려 장애가 되는 건 아닌지 염려가 있다"며 "자료 제출도 현재로서 좀 부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야당의 입장을 공감했습니다. 
 
같은 날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취지는 동의하나, 이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관해 "청문회 검증을 받아보고, 그래도 국민들에게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하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당도 무조건 방어는 불가능하며, 의혹 해소가 어렵다면 자진 사퇴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야당의 '임명 철회' 주장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입장 변화는 없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답변과 해명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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