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지니너스, 자본잠식에도 유증 대신 CB…'박웅양 지분' 방어?
예년 규모 당기순손실 기록시 올해 자본잠식 확정
그러나 유증 대신 100억원 CB 발행 결정 눈길
유증 결정시 낮은 주가에 박웅양 대표 지분 희석 우려
2025-07-16 06:00:00 2025-07-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4일 18: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올해 자본잠식이 예상되는 지니너스(389030)가 유상증자 등 직접적인 자본 확충 대신 전환사채(CB)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지니너스는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경우 자본잠식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CB 발행 당시 주가가 낮아 원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발행주식 수 확대로 최대주주인 박웅양 대표의 지분율 희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회사는 CB 발행 당시 주가와 비슷한 전환가액으로 CB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결정할 경우 일반적으로 주가는 크게 하락하고, 여기에 할인율까지 적용할 경우 최종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당시 주가보다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지니너스)
 
자본총계와 자본금 격차 33억원 불과자본잠식 리스크 부상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술성장 특례로 코스닥 상장할 당시 519억원이었던 지니너스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222억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자본금은 167억원으로 둘 간의 격차는 55억원에 불과했다.
 
지니너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에서 스핀오프(분사)한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이다. 단일세포 분석 서비스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질병 예측 유전자 검사 등을 기반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매출액 규모는 2023년 70억원, 2024년 65억원 등이다.
 
다만 매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손실이 누적돼 회사의 결손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매년 100억원 안팎의 당기순손실은 그대로 자본총계를 차감시키는 중이다.
 
문제는 올해 예년과 같은 수준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경우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들어서도 적자 기조가 이어지며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그대로 자본총계를 200억원으로 차감시켰다. 이에 자본금과의 격차는 33억원까지 좁혀진 상태다.
 
상장 기업에게 있어서 자본잠식은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되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이에 지니너스는 자본 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아울러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순손실 비율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요건 적용 유예도 지난해로 종료됐다.
 
 
 
CB로 자금 확보했지만…자본 확충 효과 '미지수'
 
지니너스는 현금 곳간도 넉넉지 못한 상황이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유지, 최근 3년간 영업활동으로 연평균 102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39억원, 단기금융상품 50억원 등 보유 현금성 자산은 89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회사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매출원가율이 100%에 근접한 수준으로 매출에서 남는게 거의 없다. 여기에 더해 연간 판매비와관리비는 1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캐시런웨이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니너스가 선택한 활로는 상장 후 첫 전환사채(CB) 발행이다. 회사는 지난 5월 말 표면금리 0%, 만기금리 5% 조건으로 100억원을 조달했고, 올해와 내년 각각 50억원씩 나눠서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기존 보유 현금성 자산을 감안하면 향후 2년간의 운영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CB는 회계상 부채로 계상되고, 발행 조건에 따라 전환청구가 가능한 2026년 5월부터 주식으로 전환될 시에만 자본으로 인식되기에 당장의 자본확충 효과는 없다. 즉, 코앞으로 닥친 자본잠식 리스크를 떨쳐내기엔 부족함이 있어 추가적인 외부자금 조달을 통한 자본 확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니너스가 유상증자 대신 CB를 발행한 이유는 주가가 낮아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발행주식 수 확대로 최대주주인 박웅양 대표의 지분율 희석이 우려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B 발행을 결정한 지난 5월19일 지니너스 종가는 1740원을 기록했고 CB 전환가액은 종가보다 소폭 낮은 1723원으로 결정됐다.
 
만약 회사가 유상증자를 택했더라면 일반적으로 유상증자 결정 후 1, 2차 발행가액 및 최종 발행가액은 유상증자 발표 당시 종가보다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은 CB 전환가액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유상증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할인율까지 적용할 경우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은 더 하락하게 된다. 이로 인해 100억원을 조달해야 될 경우 최종 발행주식 수는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실제 CB 발행 금액인 100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할 경우 5월19일 종가 기준으로 발행주식 수는 574만7126주에 달한다. 이는 당시 총 발행주식 수(3335만1845주)의 17.23%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이 더 하락할 경우 최종 발행주식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분기 기준 박 대표 보유 주식 수는 1045만450주로 지분율은 31.2%를 기록하고 있어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을 경우 지분율은 26.7%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여기에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이 하락할 경우 박 대표 지분율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지니너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우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을 만한 시총 상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며 "4월 경 시총이 한 360억 수준까지 내려가다 보니 유의미한 지분율과 유의미한 금액을 조달하기에는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사가 보유한 기술이나 미래 파이프라인들을 고려해서 회사를 적극적으로 시장에 알리고, 실제로 수치들도 좀 개선이 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보니 CB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에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며 "(추가적인 자본 확충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니너스는 주가를 부양할 모멘텀 확보에 드라이브를 건 모양새다. 최근 회사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유전체 인공지능(AI) 분석 플랫폼 '인텔리메드(InteliMed)'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니너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대규모 환자 유전체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한 인텔리메드 플랫폼을 에이비엘바이오의 신약 개발 과정 전반에 공급하게 되며, 이는 협력은 지니너스의 유전체 AI 솔루션 상용화 가속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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