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수출 규제로 막혔던 자사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용 신제품 출시까지 예고하면서 미국의 규제가 완화됐음을 시사했습니다.
지난 5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전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 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수출 허가를 승인했으며, 출하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중국 시장에 H20 칩을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도 자사 블로그를 통해 “미국 정부에 H20 판매 재개 허가를 신청해 곧 제품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에서 공개할 신제품도 소개했습니다. 황 CEO는 “두 번째 소식은, 우리는 ‘RTX 프로’라는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 그래픽카드는 컴퓨터 그래픽, 디지털 트윈, AI 전용으로 설계된 매우 중요한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RTX 프로는 미국의 수출 규제에 준수해 설계된 칩입니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첨단 반도체 수출을 규제했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H100의 성능을 낮춘 H20을 중국에 수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규제를 강화해 수출길이 전면 차단됐습니다. 이후 엔비디아의 중국 데이터센터용 칩 점유율이 90%에서 50%대로 급락했고, 2분기 손해액은 8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 CEO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시장이 사실상 닫혔으며, 화웨이만 이롭게 할 뿐”이라며 미국의 정책을 공개 비판해왔습니다. 이번 중국 출장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한 것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의 회담 후 H20 등의 수출이 허용되면서, 이번 규제 완화가 ‘황 CEO의 승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베이징에서 '제3회 중국 국제공급망촉진 박람회(CISCE)'를 개최합니다. 황 CEO의 방중은 행사 참가 목적으로, 개막식에서 언론 브리핑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까지 미국 규제를 비판하며 중국 시장 공략을 주장한 황 CEO가 중국 서비스 강행 의지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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