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0: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외국계 손해보험사인 AIG손해보험이 지난 2016년 말 첫 배당을 시행한 이후 8년 만에 두 번째 배당에 나섰다. 새 회계 기준인 IFRS17 체계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과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이 200% 이상으로 높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300억원 중간 배당…순이익·K-ICS 안정적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G손해보험은 지난해 사업연도에 대한 현금배당 결정을 공시했다. 발행주식 총수 6175만7915주에 주당 배당금 486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300억원이다. 배당 성향은 지난해 9월 기준 당기순이익인 399억원 기준으로 88.5%다.
이번 배당은 앞선 2016년 말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발행주식 총수 595만5400주에 주당 배당금 4517원으로 총 269억원을 책정한 바 있다. 이는 AIG손해보험이 국내에 진출한 지 63년 만에 시행한 첫 배당이었다.
(사진=AIG손해보험)
AIG손해보험은 올해 사업연도가 제15기다. 지난 1954년 지점 형태로 진출했으며 이후 2012년에 법인으로 전환했다. 모기업은 미국계 AIG그룹으로, 전 세계 8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 금융과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AIG손해보험의 배당금 역시 외국 대주주로 향한다. AIG손해보험 전체 지분은 AIG아시아퍼시픽인슈어런스가 보유하고 있다.
배당 배경에는 먼저 실적 개선이 있다. 그동안 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52억원 ▲2019년 233억원 ▲2020년 149억원 ▲2021년 –224억원 ▲2022년 473억원 ▲2023년 774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IFRS17 전환 이후 보험손익이 개선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다른 사항으로는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 있다. AIG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K-ICS 비율이 236.7%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 물론 200%도 크게 넘어선다. K-ICS 연착륙 장치인 경과조치도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자본적정성이 양호한 상태임을 뜻한다.
AIG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사 이사회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과 안정적으로 관리된 K-ICS 비율을 배당에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배당에도 K-ICS 200% 넘어…높은 자본총계 비중 효과
AIG손해보험에 따르면 이번 배당으로 K-ICS 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48.1%에서 236.7%로 11.4%p 떨어지는 정도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ICS 구성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2639억원,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6247억원이다. 이 가운데 배당금 산정은 가용자본에서 금액이 차감되는 요인이다.
AIG손해보험은 “이익잉여금 증가에도 중간 배당 선언에 따라 지급여력금액이 직전연도 대비 157억원 감소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K-ICS 비율은 200%를 훌쩍 넘기고 있다. AIG손해보험은 기본적으로 자본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총계가 1조679억원인데 부채총계가 4085억원, 자본총계가 6594억원이다. 자본이 부채보다 많은 독특한 구조다. 외형이 작은 것도 있지만 외국계 특성에 따라 자본적정성을 우수하게 가져가는 기조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K-ICS 내 가용자본도 보완자본 없이 전액 기본자본으로 이뤄졌다.
현재 보험업계는 IFRS17 체계서 배당금 문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IFRS17에서는 보험부채가 기존의 원가 평가 때보다 적은 경우 그 격차를 해약환급금준비금 항목으로 적립하도록 했다. 당시는 금리가 상승하던 때여서 보험부채가 감소했고, 결과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업계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세법상 손금 처리하고 배당 재원에서 제외하는 항목이라는 점이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IFRS17 전환 이후 보험사가 신계약 영업을 하면서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할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구조적으로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다수 국내 보험사가 배당에 애를 먹고 있는 이유다.
AIG손해보험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3102억원이며 이익잉여금인 468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3%다. 비중이 있는 편이나 배당금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비교적 적어 타사 대비 부담이 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일부가 환입되면서 규모가 줄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는 K-ICS 등 자본적정성을 높은 수준으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그러한 측면만 고려했을 때는 배당 여력이나 제도적 변수 요인 등에 대해 자본 완충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