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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14일 17: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시간 마찰을 빚어온 자동차업계 노사가 최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생산량이 석 달 연속 감소하며 전산업생산지수 하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IB토마토>는 이러한 노사 갈등이 자동차 산업을 넘어 산업 전반의 생산 감소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와 대책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이 노사 갈등이라는 복합적인 난제를 마주하며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업계는 노사 간 임금 협상과 통상임금 소송 등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가 강행한 파업 등으로 인해 자동차업계는 생산 차질과 실적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미친다고 강조하고 있어 업계가 어떻게 이 같은 문제를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업선포 기자회견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 노조. (사진=연합뉴스)
전산업생산지수 석 달째 감소…자동차업계 생산차질 영향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잠깐의 회복세를 보였던 산업생산은 9월부터 11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112.6%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동차업계 노조 파업으로 빚어진 생산 차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경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재무구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차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며,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재무활동을 통해 차입금을 끌어 쓰고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노사 간 갈등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운영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2000만원과 휴일수당 1000만원 지급을 요구하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트랜시스와 같은 계열사 및 협력사에서도 파업이 잇따르며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현대차의 생산 중단 사태를 유발하며 실질적인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현대트랜시스와 같은 주요 계열사와 협력사의 잇따른 파업은 부품 공급 문제를 초래하며 현대차의 제품 생산 차질을 부추겼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업에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고객 신뢰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현대차와 계열사의 파업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파업 움직임…경쟁력 저하 '우려'
파업 움직임은 비단 현대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아는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 문제로 또 다른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조건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지난해 대법원 판결(현대차·한화생명보험 사건)을 기준으로 기아 노조는 임금 재산정을 요구하며 소송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기아 노조는 조합원 1인당 7만원의 비용을 노조에 납부하면 통상임금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며 오는 24일까지 소송 위임 신청을 받고 있다. 노조는 주휴수당, 근로자의 날 수당, 연월차 수당 등을 누락 통상 체불임금으로 규정하고, 사측에 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캐스퍼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역시 지난 3년 4개월간 안정적으로 공장을 가동했지만, 최근 첫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GGM 노조의 요구는 단체 협상뿐 아니라 노조 집행부 전임 인정, 사무실 마련 등 노동 조건 전반에 걸쳐 있다. GGM 노사는 여섯 차례에 걸친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긴장 상태를 유지 중이다. 노조는 향후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혀 지역사회 우려를 키우고 있다. 르노코리아, 한국GM,
KG모빌리티(003620) 역시 최근 몇 달간 부분파업을 진행하며 노사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러한 자동차업계의 파업 등 노사갈등은 제품 생산 감소로 이어져 자동차업계를 넘어 국내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산업은 국내 GDP(국내총생산)와 고용 시장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국가 경제 성장률 둔화와 함께 실업률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합산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2만3616대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 심리 위축, 경기 둔화, 차량 가격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장기적인 내수 침체를 예고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노조, 기업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자랑하고 있지만 주가가 정상적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노조 리스크”라면서 "적지 않은 연봉에도 파업 등을 통해 노조가 지속해서 인건비 인상을 요구하게 되면 기업의 생산·경쟁력 저하와 함께 소비자들은 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업계 노조 파업 등으로 인한 제품 생산 중단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대기아자동차가 GNP(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18% 정도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 노조 파업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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