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동산)부동산, 양극화 심화…‘강남불패’ 여전
수요 몰리고 신고가 거래 이어져
청약·경매 시장에서도 강남 선호 뚜렷
2024-12-27 14:58:01 2024-12-27 16:17:0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의 키워드 중 하나로는 '양극화'를 꼽을 수 있는데요. 지방과 수도권의 온도 차가 컸고, 수도권에서도 주요 지역과 신축 아파트 중심의 양극화가 심화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강남권에는 수요가 몰리고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습니다. 서울에서도 악성 미분양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위치와 환경에 따라 청약 경쟁률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연초 소폭 떨어져 1분기까지 하락 행진을 이어가다 4월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폐지 방안을 거론하면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상급지 주택에 대한 수요 상승 기대감은 더 높아졌는데요. 당시 형성되고 있던 '똘똘한 한 채' 선호 분위기가 뚜렷해졌죠.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과 맞물려 정책자금이 대거 풀리면서 부동산 매매 수요를 자극하면서 집값 상승을 이끌었는데요. 정부는 집값 상승세를 누르고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8·8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가시화할 공급절벽 우려를 해소하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우세해 양극화가 심화하며 시장 과열 분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올해 9월부터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해 현재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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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뉴스토마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나 강남3구는 강세를 유지했는데요.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린 개포·압구정동의 상승세가 뚜렷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지난달 10일 한 달 만에 2억원이 뛴 86억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같은 단지 전용 171㎡도 지난달 73억원(6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개포주공5단지'는 전용 74㎡는 지난달 이전 최고가에서 1억5000만원 오른 29억7000만원(7층)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졌습니다. 서울에서 악성 미분양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위치와 환경에 따라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강남3구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은 대부분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이라 적잖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죠.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154.5대 1로 3년 만(2021년 164.1대 1)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개별 단지로 살펴보면 지난 10월 분양한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경쟁률이 1025.57대 1로 가장 높았고, 9월 분양한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경쟁률이 667.26대 1로 뒤를 이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경매 시장에서도 응찰자들이 몰렸는데요. 서울 외곽 지역 내 물건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도 응찰자를 찾기 어려운 곳들이 많았으나 강남3구와 마용성 인기 지역의 경매 물건에 대한 수요는 경매시장에서도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강남3구는 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해 전월세를 내놓을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최초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이 이어져 왔죠.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월 강남구 평균 낙찰가율은 107.5%, 서초구는 107.3%, 송파구는 101.3%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강북권에서는 유찰이 이어졌지만 강남권에서는 100% 이상 고가 낙찰이 이어지는 등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으며 전체 경매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한 10건 중 6건이 강남권에서 거래됐는데요.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전용 69㎡는 감정가(22억4000만원)보다 높은 33억2600만원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148%)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전국 저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하락했지만, 고가 아파트 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년에도 강남을 포함해 수도권 주요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는 매수세가 유지되지만, 수도권 외곽지역과 지방은 거래가 위축되면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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