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에 공사비 상승 우려…건설업계 '발 동동'
2025-04-10 15:27:36 2025-04-10 17:23:2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건설업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원자잿값 상승 우려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소비심리가 위축돼 건설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10일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 관세 유예로 하루 만에 40원 가까이 빠지다 장중 상승폭을 일부 키우는 등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일에는 장중 1478원까지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환율 급등은 자재 가격이 올라 전반적인 공사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죠.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제 유가 하락뿐만 아니라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변동성 심화 등으로 글로벌 플랜트 사업 발주 지연, 사업 축소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 변동으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향후 사업 추진 등에 불안감이 한층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환율이 치솟으면서 원자잿값 비용도 늘어나 공사비 역시 뛸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습니다. 
 
달러로 계약하는 해외 대부분의 사업장은 환차익이 증가해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다만 신규 사업장 수주가 달러 강세일 때 이뤄지면 반대로 환 손실이 일어날 수 있고, 대부분의 건설사에서 선물환 매도를 통해 환 헤지를 하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와 미·중 무역분쟁 긴장감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지난 9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 모습. (사진=뉴시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환율급등에 따른 건설공사비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수입자재는 연간이나 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상승의 영향이 후반영되면서 공사비 상승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둔화가 심화하면서 건설수요 감소에 따른 침체가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봤습니다. 일각에서는 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 사업 환차익을 기대하지만 비용상승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크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설자재는 공사비에서 30% 이상을 차지하고 시설물의 품질과 안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문"이라면서 "환율급등에 따른 자재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보호무역 기조에 의한 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에 자재시장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 역시 건설업계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는데요.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 자재 수급과 가격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초기 기본설계나 입찰 구상 단계에서 설정된 공사금액 대비 예산이 크게 벗어나면 관세에 대해 향후 발주처와 비용 부담에 이어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기업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 조달 제품이 아닐 경우 관세에 따른 공사 원가 상승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환율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 관망세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환율에 변동이 생길 수 있고, 환율이 급등하면 자금 이탈이 발생해 부동산 시장도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