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훈 선임기자] 지난 9월 초부터 서울시에 출입하면서 놀라웠던 점이 두가지였다. 하나는 밤 늦도록 보도자료 알림 톡이 온다는 것. 또 하나는 그 보도자료의 질이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는 거였다. 아무래도 보도자료가 양적으로 쏟아지면, 내용이 부실할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만큼 서울시 공무원들이 일을 열심히 한다는 방증이었고, 그 뒤에는 '일중독'으로 불리는 오세훈 시장이 있어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작 사기사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고소장 초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실제 출입하면서 본 서울시는 48조원의 예산 규모로도 알 수 있듯이 하나의 '작은 정부'였다. 행정부의 각 부처를 빼닮은 국실이 서울시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외로움을 치유하는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디딤돌 소득 등 색다른 정책이 그 산물이다.
오 시장이 2022년 보궐선거로 당선됐을 때, 무상급식제도에 대해 그가 보여준 강경한 반대를 기억하는 유권자들은 큰 기대를 갖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예전과는 달라진 행보를 보여왔다. 광화문 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언론의 비판이 집중되지 보류하는 과감함을 보여줬고, '약자와의 동행'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보수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털어내려 애쓰기도 했다. 그런 행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