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3분기 ‘동시 주춤’
삼성전자, 영업익 9.1조로 시장 기대 하회
LG전자, 영업익 감소했지만 4개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
2024-10-08 14:24:39 2024-10-08 19:58:5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일 나란히 올해 3분기 잠정 성적표를 내놓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9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습니다. 매출을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지난 2분기 약 2년 만에 회복했던 10조원대 영업이익이 다시 9조원대로 주저앉으면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습니다. LG전자는 매출액 22조원을 웃돌며 3분기 역대 최대치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했습니다. 다만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74.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이 큰 폭 개선되기는 했지만 10조원대로 예상했던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시장에선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진, 비메모리 반도체 재고 증가 등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면서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습니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 발표와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가 하락과 기술 경쟁력 저하 등 안팎의 우려가 나오는 만큼,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것은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 수준 증가해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HBM이 경쟁업체와 비교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과 파운드리 수주 부진, 비우호적인 환율,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잠정 실적이어서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DS 부문이 5조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5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22조1769억원으로,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해상운임 비딩 결과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하고, 광고비 등 마케팅 경쟁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요 회복 지연, 원재료비 인상, 해상운임 변동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사 매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 나가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차원의 노력이 근원적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며 성장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가전구독, 소비자직접판매(D2C), 볼륨존 확대 등 다양한 사업방식의 변화는 가전 등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던 주력사업 분야의 꾸준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기업간거래(B2B)의 성장세도 꾸준합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영업이익 기여도를 꾸준히 높이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잠정실적이어서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선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이어 매출 성장이 유효하며 가격 커버리지 제품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특히 가전 구독 서비스 매출액은 2023년 33% 증가한 데 이어 2024년에는 60%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전장(VS) 사업은 860억∼1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LG전자 관계자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다소 영향을 받고 있으나, 100조원 수준 수주 물량의 차질 없는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기존 하드웨어(HW) 판매 매출에 유지·보수 등 서비스 매출이 더해지는 구독 가전, TV를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웹OS, 데이터센터용 칠러 등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노리는 냉난방공조(HVAC)에 이르기까지 기존 가전 기업 이미지 탈피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돋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LG전자.(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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