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커피 원두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국민 음료' 커피 가격 추이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미 국내 커피업계 1위를 달리는 스타벅스는 일부 사이즈에 한해 음료 가격을 올렸습니다. 원두 가격과 간접비용 상승 등으로 커피업계 원가 부담이 점차 쌓이는 가운데 가격 줄인상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 거래소(NYBOT-ICE)에서 거래된 오는 12월 인도분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1파운드당 264.4센트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단위를 환산하면 1톤당 5828.96달러로 1년 전 가격(3498.07달러)에 비해 67% 올랐습니다. 20일 5528.03달러로 내렸지만 여전히 5500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연간 평균 가격을 보면 2019년 2242.08달러에서 2022년 4727.76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3801.39달러로 내렸습니다. 올해 4748.93달러를 기록하며 2년 전의 가격을 뛰어넘었습니다.
영국 런던 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로부스타 원두 또한 18일 톤당 5334달러의 역대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지난해 동기보다 91% 오른 수치입니다. △2020년 1293.37달러에서 오르기 시작한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2021년 1776.70달러 △2022년 2104.20달러 △2023년 2492.82달러 △2024년 3895.70달러로 매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커피 원두 주요 생산국에서 발생한 이상 기후 여파 때문입니다. 최근 세계 최대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에서는 가뭄과 고온이, 로부스타 최대 생산지 베트남에서는 태풍이 닥치면서 커피 작황 부진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향후 원두 가격 전망도 어둡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4 서울 카페&베이커리페어 시즌2'에서 방문객이 원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두 가격 상승세가 점점 거세지면서 국내 커피 가격 줄인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고급 품종으로 인식되는 아라비카 원두는 커피 전문점에서, 로부스타 원두는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주로 사용됩니다. 대표 커피 품종 모두 가격이 치솟다 보니 전반적인 커피 가격이 오르는 추세입니다.
실제 스타벅스는 지난달 2일부터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음료를 각 300원, 600원 인상했습니다. 원두 상품 중 홀빈 11종과 VIA 8종의 가격도 상향 조정했습니다. 스타벅스 측은 "대내외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 왔지만 각종 직간접 비용 상승 누적으로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톨 사이즈 음료 가격 동결과 숏 사이즈 음료 300원 인하로 가격 인상 충격을 완화했습니다. 롯데네슬레는 올 7월 네스카페 수프리모 아메리카노, 수프리모 병(100g) 제품 등의 출고가를 7% 인상한 바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연쇄 가격 인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특히 소규모 카페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난 1월 더리터는 평균 400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4월 더벤티는 카페라떼 등 음료 7종의 가격을 200~500원 올리기도 했죠.
다만 수요 감소를 우려해 쉽게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로 대체재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기 어렵다"면서 "생존을 위해 수익 저하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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