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납부 기간이 다가왔습니다.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양도세 납부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세금 납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데요. 신청 접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두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은 매년 5월 신고 및 납부해야 하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납부 대행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해외주식 양도세를 납부하는 기간은 매월 5월 1일부터 31일까지이지만, 증권사들이 대행 서비스를 신청받아 이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신청은 미리 접수하는 것입니다. 증권사별로 일정에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4월 중순에 신청 접수를 마감하므로 해외주식 계좌를 연 증권사별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손 종목 활용해 이익 줄여야
이번에 납부하는 양도세는 2023년 1월1일부터 12월31일 사이에 해외주식을 매도해서 발생한 이익에 대한 것입니다. 배당소득세처럼 원천징수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자발적으로 신고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라 번거롭기도 하고, 자칫 지나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고 납부를 하지 않는 경우 20%의 가산세를 내야 하고, 실제보다 적게 신고납부(불성실 신고)하는 경우엔 10%의 가산세가 부과됩니다.
해외주식에서 얻은 이익은 손익을 통산해 연 250만원까지는 공제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A종목을 팔아 100만원의 차익을 냈고, B종목에서도 200만원 이익을 낸 후, C종목에서 100만원 손실이 났다면, A, B, C 종목의 손익을 통산한 200만원이 수익금이므로 250만원 공제 범위에 들어 따로 양도세를 신고하거나 납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계좌에 찍혀 있는 평가손익 기준이 아니라 실제로 주식을 매도해서 이익과 손실이 발생한 시점에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익이 클 경우 평가손실 중인 종목을 매도해서 과세 대상이 되는 그 해의 이익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도해서 손실을 확정한 종목은 즉시 재매수해서 이듬해 이후에 이익 실현을 노리면 됩니다.
지난 몇 년간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주식 마케팅을 벌여 복수의 해외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모든 증권 계좌를 통틀어 250만원 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양도세 신고납부 신청도 같이 해야 합니다. 요즘 증권사들은 타사 계좌도 함께 묶어 신청할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으므로 신청할 때 타사 계좌도 같이 등록해서 하면 됩니다.
수익 클 경우 사전증여 준비
지난해 미국 증시 등이 크게 상승한 덕분에 국내에도 큰 수익을 거둔 투자자가 적지 않습니다. 수익금도 상당해 250만원 공제 한도를 넘어선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럴 땐 평가손실 종목을 매도하는 것만으로 세금을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리 가족에게 증여하는 방법으로 절세에 대비해야 합니다.
세법에 따라 배우자에겐 6억원까지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고, 자녀에겐 1인당 5000만원, 미성년자녀는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습니다. 증여 후 10년이 지나면 다시 한번 동일한 금액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따라서 만약 올해 해외주식 매도로 상당한 차익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해를 넘기기 전에 배우자, 자녀 명의로 해외주식 계좌를 개설, 증여 공제액 한도 내에서 보유 주식을 해당 계좌로 출고하는 방법으로 증여하면 증여세와 주식 양도소득세 모두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비과세 증여 한도는 해외주식뿐 아니라 모든 자산을 합쳐서 주어진 한도액이므로, 배우자와 자녀에게 물려줄 다른 자산을 포함해서 전략을 세워야 하는 부분입니다.
양도세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양도세 조회 메뉴 등에서 가계산해 보고 구체적인 산출세액을 확인한 후 그에 맞춰 계좌에 세금 낼 돈을 넣어두면 됩니다.
증권사의 납부 대행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세무서에 직접 방문하거나 국세청 홈택스에서 신고서를 작성한 후 납부해야 합니다. 신고서엔 종목과 매수매도 일시, 가격, 주식 수 등을 일일이 기재하고, 직접 세금을 산출해야 합니다. 양도차익 계산법도 선입선출법, 이동평균법 중에서 선택해 계산합니다. 매매한 횟수나 종목 수가 많으면 내역을 기재하다 실수하기 십상입니다. 매우 복잡하고 번거로운 일을 증권사가 대신해 주는 것이므로 놓치지 말고 꼭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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