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대상자를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당초 지난 상반기까지 미소금융재단 이용자들도 새출발기금을 통해 채무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었는데요. 금융위는 당초 지난달 말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개별 재단과 협의가 원할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미소금융재단 새출발기금 협약식을 갖고 38개 재단(기업 6개·은행 5개·지역법인 27개)를 새출발기금 협약기관으로 추가할 계획이었습니다.
현재는 은행·보험사·저축은행·카드사·새마을금고·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3703개 금융회사가 새출발기금 가입 대상인데요, 미소금융재단까지 대상을 확대해 새출발기금으로 재단의 연체채권을 사들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받은 차주들이 새출발기금 협약 가입 대상 금융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층과 영세상인들에게 무담보·무보증으로 소액을 빌려주는 대출 사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용자는 9만5000명, 대출 잔액은 6555억원 규모입니다.
다만 새출발기금으로 미소금융재단의 부실 채권을 사들이기 위해선 전국 38곳 미소금융재단과 협약을 맺어야하는데요. 금융업권 협의를 통해 자율적인 방식으로 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보니 금융당국 차원에서 협약을 강제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소금융재단 입장에서도 새출발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경우 손실 등의 우려로 사업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재로서는 미소금융재단 이용자에 대한 우회 지원만 가능한 상황입니다. 금융위는 미소금융재단 대출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가 재단 대출 연체사실을 증빙한 경우에는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으로 인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차주가 보유한 금융사 대출은 새출발기금에서 매입하고, 미소금융 대출은 기존의 신용회복위원회 프로그램 등으로 연계해 채무 조정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새출발기금 대상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자영업자의 부채규모가 증가하고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와 4분기(1019조9000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1000조를 넘어섰습니다.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도 1.00%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4분기(0.65%)보다 0.35%p 오른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대출 연체액도 6조3000억원으로 전분기(4조1000억원)보다 53.7%나 늘었는데요, 증가율이 전분기(24.2%)의 2배 이상입니다.
서울 중구 명동 한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