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노동자들 "무기한 파업·단식 돌입"
콜센터 노동자 "정리해고 보류하고 노조와 협의 진행하라"
캐노피 위 고공농성 하기도…민주당 의원 중재하며 내려와
서울신용보증재단 "인원감축 받아들여야 협의체 구성할 수 있어"
2023-04-25 16:24:46 2023-04-27 10:24:53
 
 
[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서울신용보증재단(재단) 콜센터 노동자들이 재단의 인력감축 결정에 반발하며 무기한 파업에 이어 단식농성에 나섰습니다.
 
재단 콜센터 노동자들은 2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사측에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보류하고 노동조합을 만나 협의를 진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노조가 24일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25일 콜센터 노동자 8명은 재단 본사 앞 천막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조와 협의 약속했으나 다음날 공문 보내 '수용 불가' 통지해
 
콜센터 노동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재단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18일 새벽에는 두 명의 콜센터 노동자가 인력감축 계획을 철회하라며 "뼈빠지게 일했는데 억울해서 못 나간다"는 현수막을 걸고 캐노피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고공농성 2일차인 19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 3명이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의원들은 재단측과 간담회를 진행해 노·사·전 협의체 구성을 약속받고, 인력감축과 정규직 전환 등 콜센터 노동자들의 모든 요구안을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합의했습니다. 이에 고공농성에 나섰던 콜센터 노동자들은 이틀만에 캐노피 위에서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재단은 노조가 고공농성을 중단한 다음날인 20일 인원감축과 사업장 이전 철회 요구는 '수용 불가'하다고 통지해 왔습니다. 
 
재단은 을지로위원회와의 협상결과가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보류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재단은 지난 3월 31일 노동조합과의 대화 없이 용역업체인 MPC플러스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며 인원감축 대상자를 노동조합에게 결정해 오라고 통보한 바 있습니다. 재단은 인력감축안을 노조가 받아들여야 노·사·전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구호 외치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노동자들 (사진 = 정동진 기자)
 
"재단 공문 한 장에 합의 휴짓조각"…"원청 지출 못 할 이유 없어"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 임지연 지부장은 "저 캐노피에 올라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외쳐 만들었던 합의는 재단의 공문 한 장으로 휴지 조각이 되어 버렸다"며 "콜센터 노동자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저들의 기만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직접고용이 이루어진지 6년째가 된 다산콜센터 노동자들도 재단 콜센터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결의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신명숙 희망연대본부 다산콜센터지부 부지부장은 "가장 낮은 곳에서 진상 민원을 다 받으면서 견딘 것이 우리들"이라며 "서울신용보증재단 정규직 연봉이 7천만원 이상인데 재단 콜센터 노자들의 월급은 콜센터중에서도 최하 수준이다. 원청이 지출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2년 넘게 협의체 구성 않고 있어…서울시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
 
서울시는 2020년 12월 재단에 '투자출연기관 민간위탁 콜센터 노동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보내 콜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계획을 추진하라고 통보한 바 있습니다. 재단은 현재까지도 정규직 노조 참여와 민간위탁 업체의 비협조를 등을 이유로 노·사·전 협의체 구성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노사 협의 결과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 현재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노동자 집단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