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25%로 미국의 4.00%와 0.75%포인트 차이가 됐다. 하지만 미국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한 번 더 남아있어 금리 차는 지금보다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는 연준이 인상폭을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줄일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0.50%포인트 인상에 그친다고 해도 한국과의 금리 차가 커지는 것이어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칠 여파는 적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주식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
이에 저축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까지 이들은 고금리 상품이 나올 때마다 가용자금을 나눠 가입하느라 바빴다. 저축자들은 최고금리를 좇기 때문에 주로 1년만기 상품에 가입이 집중된다. 금리 상승세가 현재진행형이고, 가입자들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겨 1년 가입은 여러모로 적당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의 정점이 머지않았다면 금융상품 가입기간도 달라져야 한다. 6개월 또는 1년 내에 금리가 고점을 찍을 것이라 예상한다면 이제부터 가입하는 예적금은 최대한 만기를 길게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높은 이율을 오랫동안 적용받기 위해서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주로 1년만기 상품에 최고금리를 부여하지만 간혹 2년만기, 3년만기, 반대로 6개월 만기 상품에 힘을 주는 곳도 있다. 은행별로 자금 사정이 다른 탓이다.
현재 전망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금리가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그 후엔 기준금리를 앞서 시장의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다. 그렇다면 1년 후의 예금금리가 지금보다 높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2년 후 금리는 더 낮을 수도 있다.
이렇게 6개월, 1년 내 금리가 돌아설 것이라 예상한다면 지금의 고금리를 길게 적용받을 수 있는 3년만기, 5년만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년만기 예금 이율이 높고 3년만기는 그보다 조금 낮더라도 길게 본다면 낮은 금리의 3년만기 예금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은행들이 한창 금리로 경쟁 중이어서 선택지가 다양하다. 3년 또는 5년 만기 예금 중에서도 좋은 조건을 내건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이자 경쟁에 불을 붙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여전히 높은 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25일 현재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가입기간 1년 이상~2년 미만에 연 4.98% 이율을 적용 중이다. 만기가 1년보다 짧거나, 2년을 넘으면 연 4.65%로 조금 낮아진다.
신한은행 쏠(SOL)편한 정기예금은 12개월 만기에 연 4.95%, 24개월과 36개월은 연 4.65%, 48개월, 60개월은 연 4.3%의 금리를 준다. 연 4.3%를 5년까지 보장받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한 만기 전에 신청하면 가입기간을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어 최장 63개월까지 연 4.3%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
10월 초만 해도 이들이 주인공이었지만 지금은 더 좋은 조건이 많다. 현재 하나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은 연 5.0%다. 2년은 연 4.55%. 3~5년은 연 4.5%로 하나은행이 더 높다.
NH올원e예금은 만기 12개월 이상에 연 4.80%, 24~36개월은 연 4.64%, 36개월은 연 4.54%이지만, 현재 12개월 만기로 가입하면 0.30%포인트 특별우대금리가 적용돼 연 5.10%로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처럼 1년 만기로 가입한다면 연 5.1%를 받을 수 있는 NH올원e예금이 가장 좋고, 2년, 3년 만기도 NH가 최고다. 5년만기라면 하나은행의 연 4.5%가 최고금리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지방은행으로 눈을 넓히면 된다.
전북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가 연 4.5%인데 0.8%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 행사가 이달 말까지 진행되고 있다. 1년 내 전북은행 정기예금을 보유한 적이 없는 가입자에게 0.7%포인트를 얹어주고, 광고문자 등을 받는 개인정보 수입에 동의하면 0.1%포인트가 추가돼 최고 연 5.3%를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은 더(The) 특판 정기예금의 1년만기 기본금리는 연 4.95%이지만 첫 거래고객 0.35%포인트, 광고문자 수신동의 시 0.1%포인트를 더하면 연 5.40%로 쑥 올라간다. 1년만기 예금 중에서는 최고금리다.
최고금리를 1년밖에 적용받지 못해 아쉬워하는 저축자에겐 광주은행 행운박스 예금이 제격이다. 이 상품은 1년보다 3년만기 금리가 더 높다. 12개월 만기 가입은 연 4.90%, 24개월은 연 5.00%, 36개월은 연 5.10%가 각각 적용된다. 행운박스 예금은 추가 우대금리를 주는 이벤트도 진행했으나 지금은 기간이 끝났다. 이벤트 금리가 없어도 3년 동안 연 5.10%면 좋은 조건이다. 단, 이 행운박스 예금은 모바일 앱이 아닌 웹을 통해서 가입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광주은행을 검색해 접속, 가입절차를 밟으면 된다. 지점에 직접 방문해도 된다.
정리하면 1년만기 예금은 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최고 연 5.4%), 2년(연 5.00%)과 3년만기(연 5.10%)는 광주은행, 5년만기는 하나은행(연 4.5%)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과거 지방은행은 수도권에 지점이 한두 곳밖에 없어 접근이 불편했지만, 지금은 은행 애플리케이션만 깔면 돼 시중은행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지역단위 농협과 신협, 새마을금고로 범위를 넓히면 이보다 높은 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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