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다 금리 낮은 국채, 이것 때문에 산다
채권이자 외 금리하락시 차익 기대…부도위험 '제로'
2022-10-17 02:30:00 2022-10-17 02: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율이 연 4.5%대를 넘어 5%를 바라보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도 4%대로 올라서면서 투자자들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단순히 이자만 생각하면 은행예금이 앞서지만 국고채는 채권이자 외에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어 선택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권03125-2409(22-10)은 986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4.05%의 채권수익률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국고채권03125-2409(22-10)는 지난달 10일에 발행된 채권으로 2024년 9월10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2년물이다. 발행금리는 3.125%에 그쳤지만 불과 한 달 새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뛰었다. 특히 단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2년만기 국고채의 수익률을 연 4%대로 밀어 올려 눈길을 끌었다.
 
2020년 12월에 3년물로 발행해 2023년 12월에 만기를 앞둔 국고채권00875-2312(20-8)의 수익률도 최근까지 4%대 중반에서 형성되다가 지난주 다시 3.5%대로 내려왔다. 
 
이보다 만기가 긴 국고채들은 4%대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채권만기가 2029년 12월인 국고채권01375-2912(19-8)의 현재 시장수익률은 4.23%다. 올해 6월에 발행한 10년물 국고채권03375-3206(22-5)의 수익률도 4.15%를 기록 중이다. 
 
 
국고채 금리가 이렇게 상승했지만 투자자의 눈에는 은행예금이 더 나아 보일 것이다. 일단 국고채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시장가격을 보면서 매수를 저울질할 것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현재 우리은행의 우리WON플러스 1년 만기 예금이율은 4.52%에 달한다. 지난주 한때 4.65%까지 오르기도 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1년)도 4.55% 이자를 준다. 이날은 2년만기 금리가 4.60%로 조금 더 높았다. 매일매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더 오를 수도 있다. 
 
또한 은행예금은 만기를 2년 이상 길게 설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1년 만기로 가입, 원금과 이자를 단기에 회수하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럼에도 국고채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다. 
 
일단 국고채는 국가(기획재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므로 원금과 이자 상환이 보증돼 디폴트(부도) 위험이 ‘0’으로 평가된다. 은행예금이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는 것과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또한 채권수익률이 예금이율보다 낮은 단점보다는 채권가격 상승으로 기대되는 이익이 더 클 수 있다. 
 
채권은 시중금리에 따라 가격이 변하고 그로 인해 이익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채권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시중금리가 하락 반전하고 그로 인해 채권가격이 매입가보다 상승할 경우 투자자는 채권이자 외에 추가로 채권가격 상승분을 차익으로 얻을 수 있다. 시세가 오른 채권을 시장에서 매도해 차익을 챙겨도 되고, 채권 만기까지 보유해서 채권 액면가 1만원으로 상환받아도 상관없다. 
 
특히 채권이자에는 이자소득세가 부과되지만, 채권 매입가보다 시세가 상승해 그로부터 발생하는 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점도 큰 메리트다. 은행예금은 농수축협 지역조합이나 새마을금고 상품이 아닌 이상 15.4%의 세금이 공제된 이자를 받게 된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더 올라서 채권가격이 하락, 평가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투자자가 손해 보는 일은 없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채권의 원금(액면가 1만원)과 이자를 모두 상환받을 수 있다. 
 
국고채의 투자 기간이 은행예금보다 길다는 사실은 보는 시각에 따라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금리 상승의 진원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정책이다. 연준은 소비자물가(CPI), 고용지표 등에 근거해 금리를 올리는 중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 상반기 중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내다 보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채권이다. 미국의 금리가 고점을 찍고 하락 반전할 경우 국고채 가격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에서 차익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금융시장의 변화를 기다리는 투자자에겐 1년 만기 예금보다는 2년 이상 만기가 남은 국고채를 보유하는 것이 적합하다. 
 
국고채 수익률과 은행예금의 차이가 크지 않고, 단기 금리 상승으로 2년물의 수익률이 10년 이상 장기물과 비슷해져 투자하기에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평소 국고채 투자에 관심이 있었다면 주의 깊게 지켜보며 매수 적기를 타진할 필요가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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