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두 번째 발사가 산화제 탱크 레벨 센서 오류로 잠정 연기됐다. 누리호는 나로우주센터 종합조립동으로 다시 옮겨졌고, 연구진들은 내부 점검 작업에 돌입했다. 문제 부품만을 교체한 누리호는 21일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다.
센서 이상으로 발사가 미뤄진 것은 아쉽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발사 전 이를 발견했다는 점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것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도 지난 15일 누리호 발사 취소 사실을 전하면서 "발사체 발사 과정에서 헬륨이나 액체 산소 관련한 센서 오류로 발사가 중지되고 연기되는 사례는 종종 있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지난 15일 밤 발사체 조립동으로 재이송됐다. 항우연 기술진은 16일부터 내부 점검에 돌입했다. (사진=항우연)
현재까지 자체 기술로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 일본, 중국 등 6개국뿐이다. 브라질의 경우 1984년 발사체 개발에 착수했지만 이어진 3회의 발사 시험에서 모두 실패해 결국 지난 2016년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브라질은 지구저궤도에 380㎏ 위성을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1차 발사인 1997년에는 4개의 보조 부스터 중 하나가 이그니터 실패로 점화되지 못해 자세가 기울어진 채 비행하다 로켓이 부서졌다. 2년 후인 2차 발사때는 2단 모터의 앞쪽 돔 단열제로부터 연료가 분리되면서 화염이 모터 케이스로 전파돼 발사체가 폭발했다. 마지막 3차 발사인 2003년에는 발사 3일 전 전기적 오류로 4개의 보조 부스터 중 하나가 점화하면서 발사장에서 폭발했다. 이 사고로 지상에서 근무 중이던 21명의 근무자가 사망하고 발사시설이 손상돼 개발 프로그램에 큰 타격을 줬다.
해외 발사체 개발 실패 사례. (자료=항우연)
우주 선진국으로 꼽히는 나라들도 항상 성공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유럽, 러시아 등이 모두 다수의 프로젝트를 완수하지 못한 경험이 발판이 돼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들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신흥 우주 강국들 역시 최근 10년 이내에 발사 실패 이력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개발 과정 역시 순탄했던 것 만은 아니다. 팰컨 시리즈의 초창기 모델인 팰컨1은 총 5번의 발사 중 첫 3번을 내리 실패한 끝에 2번의 성공을 거뒀다. 추진시스템 실패, 2단 비행 중 엔진 종료, 분리된 1단과 2단의 충돌 등 실패 사유도 다양했다. 이 당시 머스크는 파산 직전의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결국 세계 최초의 민간 개발 우주로켓이란 타이틀을 따냈다. 오는 8월 국내 첫 달 탐사선 '다누리'를 싣고 우주로 향하는 팰컨9은 100회가 넘는 발사 이력 중 성공률이 98%에 이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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