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미국나사부동산 펀드의 보유자산 매매계약 체결 사실을 알렸다. 이 펀드의 상장수익증권이 현재 기준가 미만으로 거래 중이어서 지금 매수해도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이하 나사부동산펀드)의 이익분배금 유보 공시를 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나사부동산펀드는 투자대상자산 매매계약 체결에 따른 별도비용 발생을 이유로 이 펀드가 소유한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지 않고 유보하기로 했다. 예정대로라면 15일을 기준일로 다음 영업일인 18일에 지급했어야 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나사부동산펀드는 2017년 3월에 설정돼 미국 워싱턴D.C 소재 미항공우주국(NASA)가 입주해 있는 오피스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 설정액은 1566억원, 펀드 운용 예정일은 2024년 3월이다.
오피스를 매각하기 전까지는 임차인인 나사가 내는 월세를 재원으로 매년 4월15일과 10월15일에 결산해 분배금을 지급했는데 이번에는 자산 매각을 이유로 배당금을 유보한 것이다. 나중에 투자원금과 이익금을 나눠줄 때 함께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공시를 참조하면 나사부동산펀드에게 오피스를 매수하는 거래 상대방은 미국 부동산투자회사인 오팔홀딩스(Opal Hoildings)다. 지난 3월31일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나사 오피스의 매각대금 등 매매 관련사항은 비밀유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그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익률(IRR) 역시 매매계약이 종결된 후에 나오게 된다. 다만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먼저 매각한 미국LA부동산 매각 사례에 비춰볼 때 투자원금을 손해볼 수준의 가격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나사부동산펀드는 펀드자산의 절반이 원달러 환율 변화에 묶여 있다. 나머지 절반은 환율을 헤지해 놓았다. 기존의 환헤지 계약 환율은 1158.50원에 맺은 기존 환헤지는 3월4일에 만료됐고 6월3일까지는 1200.25원으로 다시 체결했다. 환헤지 계약을 롤오버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했지만 환율 변동에 노출돼 있는 자산에서 발생할 환차익이 더 클 것으로 추정돼 환율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상태로 매매가 정상적으로 진행돼 잔금까지 받는다면 문제없겠지만 만약 중도에 계약이 해지된다면 6월로 잡아놓은 환헤지 계약을 다시 연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운용사 측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도 대출금리가 많이 올라 매수인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해 매매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환헤지 계약을 연장할 경우 헤지 비용도 증가해 추가로 납부해야 할 금액이 발생한다. 1200.25원으로 헤지한 상태에서 다시 1230원으로 연장할 경우 약 19.5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별탈없이 예정대로 매매계약이 종료될 경우 오는 하반기에 매매대금을 수령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상환 절차를 밟게 된다. 펀드 청산은 내년 4월로 예정돼 있으나 그 전에 분배금 명목으로 투자금과 이익금의 상당액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나사부동산펀드는 2007년 설정 후 10월 1기 결산 때부터 2021년 10월 9기 결산까지 총 413억9488만원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펀드 기준가 1좌(1000원)당 264.4035원이다.
기준가 기준 매년 6~7%의 분배금을 지급했음에도 상장수익증권 시장에는 이 펀드의 시세가 기준가를 넘은 적이 없다. 따라서 장내 시장에서 수익증권으로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사부동산펀드의 4월19일 기준가는 1089.65원이다. 20일 정오 현재 이 펀드의 수익증권인 하나대체나사부동산 시세는 935원이다. 공시 후 수익증권 시세가 올랐지만 아직 펀드 기준가와 150원가량 벌어져 있다. 펀드 청산 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감안해도 충분한 차익 거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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