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중개형 ISA, 사전예약 상품에 혹하지 마세요
주요증권사 판매개시 후 비교하라…매매수수료·계좌보수 유무 확인 필수
신탁형ISA서 전환시 불리하면 3년만기 유지
2021-02-26 14:20:00 2021-02-26 14:2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주식종목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등장과 함께 증권사들의 마케팅에도 불이 붙었다. 아직 시행 초기여서 사전예약 형태로 출발됐지만 내달이면 미래에셋대우 등 ISA의 강자들도 참전할 전망이어서 각종 혜택을 내건 가입 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벤트에 눈이 팔려 더 많은 거래 비용을 치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가입 전 매매수수료 등을 반드시 확인하기 바란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 매매가 가능한 중개형 ISA 제도가 시행되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사전예약 형태로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바뀐 제도 하에서는 가입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예전처럼 소득증빙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 지점 방문 없이 간편하게 비대면 계좌 개설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한 가입 이벤트를 서둘러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중개형ISA 출시에 맞춰 지난 24일까지 사전가입 이벤트를 진행했다. 행사기간 중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벤트 참여 신청을 받아 이들이 3월31일까지 중개형 ISA 계좌를 온라인으로 개설해 잔고 10만원 이상을 유지할 경우 선착순 1000명에게 2만원 상당의 현금 리워드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또한 사전예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올해 안에만 가입한다면 ISA 계좌 내에서 거래하는 국내 주식 매매에 대해 평생토록 무료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 가입 독려를 위해 상시 이벤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올해 연말까지 중개형 ISA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주식 매매수수료 무료혜택을 주기로 했다. 무료 혜택에는 유관기관 수수료까지 포함된다. 또한 6월30일까지 ISA 계좌에서 주식 또는 금융상품을 1000만원 이상 투자한 고객 중에서 140명을 추첨해 연 14%(세전) 금리가 적용되는 특판 RP(91일물)에 1000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가입혜택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우선 3월31일까지 온라인에서 중개형 ISA 계좌를 연 모든 고객에게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1개씩 준다. 또 가입자 중 30명을 추첨해 에어팟 1세대도 지급할 예정이다. 이들 중 사전예약 먼저 신청했던 가입자에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추가로 준다. 사전예약은 중개형 ISA 출시 전일까지로 제한된다. 
 
가입금액별 혜택도 있다. 중개형 ISA에 가입한 후 10만원 이상 입금(순증)한 경우엔 신세계 모바일상품권 1만원을, 100원 이상은 2만원, 500만원 이상은 3만원, 1000만원 이상은 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ISA 계좌에서 한국투자자산운용의 ‘TDF R아서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적립식(월 20만원 이상, 12개월 자동이체) 가입자에겐 문화상품권 1만원, 1000만원 투자 시엔 1만원, 2000만원은 2만원권을 지급한다. 
 
주식 거래가 가능한 중개형 ISA가 나왔다. 일부 증권사들은 사전예약 이벤트를 벌이는 등 발빠르게 고객 유치에 나섰다. 투자자들로서는 주식 매매를 해야 하는 만큼 이벤트 상품보다 거래 비용을 우선시 할 필요가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판매를 시작한 뒤에 비교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 <사진/ 삼성증권 제공>
 
중개형 ISA 제도는 이제 막 관련 규정에 대한 협의를 끝내고 증권사별로 시스템을 정비했던 터라 실제로 증권사들이 판매를 시작하는 시기는 3월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존 ISA와 달리 주식 매매에 절세 혜택을 준다는 장점이 투자자를 움직일 것이라고 판단한 일부 증권사들이 사전예약 방식으로 서둘러 가입자 유치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내달에는 다른 증권사들도 속속 중개형 ISA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각종 혜택을 내세운 가입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렇기에 투자자들도 이벤트에 혹해서 서둘러 가입할 것이 아니라 어느 증권사의 혜택이 본인에게 더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 비용이다. 기존 신탁형과 일임형 ISA의 경우 계좌를 운용하는 대가로 증권사에서 보수를 받았다. 1년에 한 번씩 빠져나가는 비용이다. 물론 계좌 안에 편입하는 금융상품에도 수수료가 붙었다. 중개형 ISA의 경우 계좌에 별도의 보수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식 거래를 해야 하는 만큼 매매수수료가 중요하다. 기존 신탁형 ISA 계좌에서 주식시장에 상장된 맥쿼리인프라, 리츠(REITs) 등 상장펀드를 매매할 때는 따로 매매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가 있었다. 삼성증권도 이번 이벤트 기간 중에 중개형 ISA에 가입하면 평생 무료수수료 혜택을 적용하다고 했는데, 모두가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낮은 수수료율이라도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당장 이벤트에서 받는 상품권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매매횟수가 많은 투자자라면 더욱 민감해야 한다.
 
기존 ISA 계좌를 중개형 ISA로 전환할 경우 어느 쪽이 유리한지도 비교해 봐야 한다. 기존 신탁형 ISA 보유자도 보유 상품 전량 매도 후 중개형 ISA로 바꿀 수 있게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기존 ISA에서 무료 또는 낮은 수수료 혜택을 받고 있었다면, 전환하는 중개형 ISA 계좌에서도 이 혜택이 유지되는지 아니면 새로운 수수료율을 적용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탁형 ISA에서 무료혜택을 받고 있는데 중개형 ISA에서는 내야 한다면 굳이 지금 전환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주식 매매 차익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시기는 2023년부터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일반 주식 계좌에서도 매매 차익 비과세가 유지된다. 
 
따라서 현재 운용하고 있는 신탁형 ISA 계좌를 계속 유지하면서 이자배당 비과세 혜택을 받다가 2023년에 가서 기존 계좌를 만기 해지하거나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존 계좌를 5년만기로 가입했어도 변경된 3년만기 규정이 소급적용되기 때문에 만기해지가 가능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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