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신한지주(055550) 회장이 3년 만에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그간 자사주 매입보다는 기업설명회(IR) 등 투자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임경영의 뜻을 보여왔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코로나19로 소통 창구가 줄어든 데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내려간 주가에 대한 부양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달 6일 자사주 1580주를 추가 매입해 총 1만3580주의 신한금융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회장이 6일 5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장내매수 했다"고 짧게 전했다.
조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8년 3월28일 2171주(1억원 상당)를 사들인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이 다섯 차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두 차례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곤 했다. 윤종규
KB금융(105560)그룹 회장은 2019년 3월 추가 1000주를 매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조 회장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4대금융 회장 중 가장 적다. 손태승 회장이 자사주 8만8127주를 보유해 가장 많고, 김정태 회장이 6만5668주, 윤종규 회장이 2만1000주 가졌다.
조 회장이 돌연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코로나 장기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주가 매입보다는 적극적으로 해외 IR 진행하며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스킨십을 넓혀왔다. IR팀과 함께 지속해서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지만 직접 해외로 나가는 것은 여전히 추가 격리기간 등을 포함하기에 경영상 부담이다.
실제 조 회장은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투자자와 만나기 위해 상반기 일본·미국·호주 등을, 8월에는 영국·프랑스·네덜란드 등을 찾았다. 그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와 아마존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재차 방문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해외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다 조 회장은 연임 이후 첫 주총을 오는 3월 맞는다. 이 때문에 낮아진 신한금융 주가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3만4200원으로 4만2000원선이던 1년 전보다 18.5% 떨어졌다. 그에 반해 KB금융의 주가는 전날 종가는 4만7300원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하나금융은 4만200원까지 올라 작년 이맘때 주가(3만5000원선)를 넘어섰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지난 4일 열린 '2021년 신한경영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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