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관광객이 급감하며 경영난에 빠졌던 미국 호텔들이 천천히 기운을 차리는 모습이다. 호텔 투숙률은 아직 정상화되지 못했지만 코로나19 백신 보급률에 비례해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가는 소폭 반등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고 배당도 중단된 상태여서 오히려 신규 투자자들로서는 관심을 가질 만하다.
7일(현지시각) 호텔 정보업체 STR에 따르면, 지난 연말 12월27일부터 올해 2일까지 미국의 주간 호텔 이용률은 새해연휴 여행 증가로 한 주 전보다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 기간 조사대상 호텔의 평균 투숙률은 40.6%로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기록을 다시 끌어올렸다.
<출처: STR>
<자료: Opentable>
미국 호텔 투숙률은 펜데믹 당시 3월에 22%까지 추락했다가 8~9월 50% 선까지 올라섰으나 가을 이후부터 다시 하락하던 중이었다. 이번 상승이 연휴 효과에 기인한 만큼 투숙률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겠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등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함께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호텔업계와 연관성이 높은 레스토랑 예약률 또한 9월까지 천천히 회복한 후 하락하던 중이었는데 연말에 추세가 멈췄다.
이에 미국 호텔에 투자하는 주요 호텔리츠 종목들의 주가도 지난해 11월 동반 상승한 후 횡보하는 중이다. 특히 11월9일 상승폭이 유난히 컸는데,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에서 90%의 감염예방 효과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었다.
미국 호텔리츠 중 103억달러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호스트호텔앤리조트(종목기호 HST)는 11월6일 10.48달러에서 9일 13.64달러로 30% 급등한 뒤 14달러 선에서 횡보 중이다. 파크호텔앤리조트(PK) 또한 같은 날 10.30달러에서 14.45달러로 40% 급등한 후 오름세를 이어가 현재 17달러를 오가고 있다.
호텔리츠 종목에 따라 등락폭은 조금씩 다르지만 흐름은 거의 비슷하다. 투숙률이 다시 하락한 뒤에도 주가는 일정 수준에서 버티면서 횡보하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 보급이 시작된 만큼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붙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코로나 사태의 정상화를 예상할 경우 호텔리츠에 대한 투자도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호텔리츠들은 배당에서도 강점이 있다. 전통적으로 호텔리츠들은 배당에 후한 편인데 지난해에는 어쩔 수 없이 오랜 기간 이어온 배당을 중단하거나 대폭 삭감한 종목들이 많았다. 만약 이들이 배당을 정상화한다면 현재 주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전국에 호텔망을 갖고 있는 PK는 2019년까지만 해도 분기마다 각각 0.45달러씩 배당했고 또 12월에는 0.55달러로 증액했다가 지난해 2월말 0.45달러 지급 후 중단했다. 영업이 정상화돼 2019년 합산 배당금 1.9달러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현재 주가 17.43달러 대비 10%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남부 선벨트지역에 중급 호텔 위주로 투자 중인 RHP는 매년 분기당 0.2달러를 증액하던 중이었다. 2019년엔 분기마다 0.9달러씩 배당을 했고 2020년에도 2월에 0.95달러로 키워서 지급했으나 이후 중단됐다. 분기 0.9달러, 연간 3.6달러면 현재가 대비 5% 이상의 수익률이다. 호텔리츠들 중에는 배당에 치중하느라 주가는 지지부진한 경우도 많은데 RHP는 팬데믹 전까지 주가가 꾸준히 올랐었다는 이력을 주목할 가치가 있다.
SVC는 RHP와 성향이 조금 다르다. 분기당 0.54달러씩 지급하다가 지난해 분기 0.01달러로 감액했는데 예년 수준을 배당할 경우 무려 18%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주가 회복세는 상당히 더딘 편이다. 과거에도 배당금을 크게 삭감한 이력이 있다. 오직 배당수익률만이 선택 기준이 돼선 안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잡히면 과거 실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호텔에 투자하는 리츠라고는 해도 각각 투자하는 지역과 성격이 다르다. 전국망이 있고 특정지역에 집중된 리츠도 있다. 보유한 호텔이 5성급인지 중저가 호텔인지 등에 따른 투자 판단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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