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공모형 리츠(REITs)가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수도권 외곽에 소재한 11개 물류센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쿠팡 등 임차인 구성도 괜찮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기존의 오피스 및 리테일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와는 성격이 달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에스알켄달스퀘어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이에스알켄달스퀘어 리츠)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청약을 받는다.
이에스알켄달스퀘어 리츠가 투자하는 대상은 물류센터 즉 물류창고다.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에서 판매한 물품을 고객에게 배송하기 전에 보관할 필요가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과, 다양한 기업들과 거래하는 제3자물류업체(3PL)들이 주 고객이다.
월세를 받아 배당하는 기존의 오피스 및 리테일 리츠들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에게 창고를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를 재원으로 리츠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다가 나중에 창고를 매각해 그 차익을 나누는 구조다.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는 11개 물류센터에 투자한다. 이중 10곳은 수도권에 산재해 있으며 경남 김해 소재의 물류센터도 한 곳 투자한다.
이 리츠가 직접 물류센터를 소유하는 형태는 아니고, 자회사(리츠)를 통해 7개 물류센터(부천, 고양, 용인1, 이천2, 이천3, 김해, 안성)를 소유하고, 나머지 4곳(이천1, 이천4, 용인2, 평택)은 물류센터를 소유한 사모펀드의 지분을 전부 또는 일부 사들이는 방식을 병행하게 된다. 이중 안성 물류센터(내년 6월1일 취득 예정)를 제외한 나머지는 공모자금이 들어오는대로 취득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가 투자하는 11개 물류센터. 김해센터를 제외한 10곳이 수도권에 산재해 있다. <출처: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투자설명서>
오피스든 창고든 중요한 것은 수익성과 안정성, 즉 임대료와 임차인이다.
먼저 임대료를 살펴보면, 투자설명서에 운용사가 밝힌 내년 예상 임대료는 약 703억원이다. 이를 재원으로 3기(12월~2021년 5월말)와 4기(2021년 6월~11월말)에 각각 192억원씩 배당할 예정이다. 5기와 6기 예상 배당금은 각각 202억원, 206억원이다.
연간 임대료 수입은 700억원을 넘는데 배당은 400억원 남짓이다.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자산 매입에 들어간 대출의 이자와 각종 세금, 수수료 때문이다. 운용사는 남는 순이익 전부를 배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시대로 배당한다면 2021년(2020년 12월~2021년 11월)에는 공모가 기준 약 5.38%, 2022년엔 5.7%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임대료와 인상률은 임대차 계약마다 전부 다르다. 평균 인상률은 연 2.5% 수준이다.
두 번째는 임대차 안정성. 11개 물류센터에 빈자리는 많지 않다. 지난 10월31일 현재 임대가능면적의 97.9%가 채워져 있다.
또한 연면적의 거의 절반을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빌려 쓰고 있다. 저온창고인 부천 물류센터는 쿠팡 로켓프레쉬 전용이다. 3PL업체 비중은 약 30%, 나머지는 소비재 업체들이다. 쿠팡 비중이 크다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쿠팡이 버티고 있으면 편안하고 쿠팡이 흔들리면 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임대차 계약기간이 오피스 리츠 등에 비해 길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띈다. 대부분 3년, 5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으며 10년 장기계약은 일부에 그친다. 운용사는 이를 물류센터 시장의 특징으로 설명했다. 켄달스퀘어자산운용 관계자는 “단기로 재계약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고 빠져나간 자리를 바로 채우는 일도 흔하다”며 “본인들이 직접 시설공사를 하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단기로 계약을 끝낼 생각이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11개 자산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여건이 되면 더 늘려갈 생각과 의지가 있으며, 다른 유형의 자산보다는 물류센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덕분에 몸값이 오른 건 미국 물류창고만이 아니다. 국내 물류센터들의 인기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비해 신규 개발은 더딘 편이다. 대형 차량 이동 등으로 피해를 입는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서다.
따라서 신규 자산을 편입하려면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고, 그러면 전체 배당수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대신 현재 보유자산의 가치도 함께 오른다는 의미다. 신규 투자가 갖는 빛과 그림자다. 물론 이번 투자에서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이번 공모에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8.7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매번 1000대 1을 넘나드는 경쟁률에 비할 바 못되지만 리츠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이에스알켄달스퀘어 리츠의 공모청약은 4일부터 8일까지 3영업일 동안 진행된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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