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는 2016년 3월에 시행됐다. 서민형은 3년만기로 가입이 가능했지만 일반형은 5년을 채우는 내년 3월이 돼야 초기 가입자들의 만기가 돌아온다. 어차피 ISA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더라도 그에 대한 관심은 기존 ISA 가입자들로부터 조금씩 확산되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삼성증권>
준비가 늦어져 당장 새해 1월1일부터 주식 편입 등 혜택이 커진 새 ISA에 가입할 수는 없겠지만, 기존 가입자들이 5년 만기를 끝내고 재가입할 수 있는 시기에 열리기만 하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주식 편입이 가능해진 후 ISA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단순한 세제혜택계좌로 생각할 게 아니라 2023년부터 국내주식 양도차익에도 전면 과세가 시행되는 것을 감안해서 계좌를 정리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가 이뤄져도 5000만원까지는 공제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 이상의 차익을 처리하는 것이 문제다. 사실 5000만원 공제한도만 갖고도 웬만한 투자자들은 세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만 투자금이 많은 자산가들이나 종잣돈은 적어도 투자수익률이 높은 경우엔 문제가 될 수 있다.
5000만원 공제한도는 ISA라고 따로 주는 것이 아니다. 즉 일반 주식계좌와 ISA계좌를 합산해 차익 5000만원까지만 공제된다. 그러면 ISA는 활용가치가 없을 것 같지만, ISA 계좌는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는 차익에 대해서도 9.9%로 저율과세된다는 것이 포인트다. 만약 일반 계좌로 5000만원 공제혜택을 채우고 이를 초과하는 차익에 붙는 세금을 ISA 계좌로 줄일 수 있다면 5000만원을 넘는 차익에 붙는 세금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일반계좌와 ISA계좌 간 과세 시기와 순서 등 구체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정부와 과세당국도 아직 정한 바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2022년 안에는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끝날 것이다.
그렇다면 어쨌든 주식 매매차익은 2022년까지 비과세이므로, 그 전엔 ISA 계좌를 매매차익 목적의 주식종목이 아니라 배당소득세 절세용으로 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즉 2년 동안은 그에 어울리는 배당주를 ISA에 담을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장애물은 ISA의 연 납입한도가 2000만원, 5년간 총 1억원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5년 만기 후에도 계속 유지하며 납입할 수 있게 해주면 계좌를 더 큰 사이즈로 키울 수 있겠지만 만기 후엔 세제혜택이 사라진다. 그나마 재가입이 가능해져 2000만원부터 다시 시작할 수는 있다.
이러면 투자금액이 억 단위를 넘는 투자자들의 경우엔 ISA를 활용해도 자금의 일부만 나눠 담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인연금계좌(IRP)와 연금저축계좌도 필요하다.
만약 주식투자자 A씨가 현재 시세 차익 목적으로 LG화학, 카카오, 배당을 받을 생각으로 삼성전자우, 맥쿼리인프라, 신한알파리츠, 미국증시에 분산투자하기 위해 TIGER 미국나스닥100 상장지수펀드(ETF)를 각각 2000만원씩 매수해 보유 중이라고 가정해 보자. 총 1억2000만원 상당의 주식 6종목을 전부 일반 주식계좌로 보유할 경우엔 배당소득세를 내다가 2023년부터는 매매차익이 클 경우 양도세도 내야 한다.
하지만 이중 삼성전자우, 맥쿼리인프라를 ISA계좌에, 신한알파리츠는 IRP에, ETF는 연금저축계좌에 담아 투자하면 세금을 확 줄일 수 있다. 물론 ISA는 연 2000만원까지 불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2년에 걸쳐 옮겨야 한다.
여기에서 옮긴다는 의미는 주식 출고와 입고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 세제혜택 계좌로 주식 입출고는 불가능하다. 동시호가를 이용해 한쪽에선 매도, 한쪽은 매수 주문을 내면 된다.
IRP와 연금저축은 합산해서 연 7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지만 그건 공제한도일 뿐이다. 연금저축은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어 2~3회로 나누면 IRP, 연금저축계좌 안에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
맥쿼리인프라와 리츠(REITs)는 IRP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양도세 전면과세가 시행되는 2023년에는 맥쿼리인프라를 ISA에서 IRP로 옮기고, 맥쿼리인프라 매도로 생긴 빈자리에 LG화학과 카카오 등 시세차익 목적의 주식종목을 담으면 여기에서 발생하는 양도세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매년 각 계좌에 한도액까지 불입하는 자금으로 차례차례 순서대로 옮길 경우, 5000만원 공제까지 감안할 때 주식에서 발생하는 세금은 아예 내지 않거나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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