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임대차3법 등의 영향으로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세입자들에게는 정부 지원을 받는 민간임대주택 공급 소식도 반갑다. 새 아파트의 전세를 미리 마련해두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다 주변 아파트들에 비해 임대료도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서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 총 2205세대의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주택 청약이 오늘과 내일 진행된다.
30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날인 12월1일까지 이틀간 아이파크 대한뉴스테이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시행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이 건설하는 임대주택 고척아이파크의 입주자 모집 청약이 진행된다.
고척아이파크는 고척동 옛 영등포구치소가 있던 자리에 짓는 35층 아파트 5개동과 45층 주상복합 6개동 대단지로, 인천과 경기도 부천, 서울 오류동, 구로동, 신도림동을 거쳐 영등포를 연결하는 경인로에 접해 있다. 전철 1호선 개봉역이 도보 5~10분 거리이며 남부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가 지척이다. 학군은 고척초등학교와 고척중학교가 단지 옆에 붙어 있고, 동양미래대학도 가깝다. 고척스카이돔과 안양천 산책로도 10~15분만 걸으면 갈 수 있다.
민간임대주택인 고척아이파크가 들어서는 곳은 옛 영등포구치소가 있던 자리다. 주변 입지 환경은 양호하며 무엇보다 고척동에 이 단지가 완공되면 분위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아이파크 홈페이지>
현재 차로 5분 거리인 구로동과 신도림동 역세권 재정비가 진행 중이므로 그 간접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척아이파크의 공급 평형은 전용면적 64㎡형, 79㎡형 몇 가지 타입으로만 구성돼 있다. 전용 전용 84㎡형 등 중대형 평형이 없는 아쉬움은 남는다.
계약면적은 아파트가 각각 120㎡, 149㎡, 주상복합은 128㎡, 158㎡로 주상복합이 조금 더 크고 공급 세대수도 아파트(746세대)보다 주상복합(1459세대)이 더 많다.
이중 청년가구, 신혼부부, 고령자에게 돌아가는 특별공급(아파트 150세대, 주상복합 297세대)과 구로구 거주자에게 우선공급하는 물량(아파트 149세대, 주상복합 292세대)를 제외한 일반공급 물량은 아파트가 447세대, 주상복합 870세대다. 일반공급 물량만 해도 1317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임대주택이다.
물론 무주택자에게만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청약 결과 모집 세대수에 미달할 경우 주택 소유자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경우도 있으나, 전세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요즘 같은 때 서울에서 공급되는 중소형 아파트와 주상복합 공급이 미달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임대기간은 8년 이상이다. 연 5% 이내 범위에서 임대료가 인상되겠지만 임대료만 꼬박꼬박 낸다면 8년까지는 마음놓고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의 공공 임대아파트들처럼 임대기간 만료 후 해당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건설사들로서는 나중에 분양 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임대주택을 짓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입주자에게 분양 전환권을 줄 거란 기대는 아예 접는 것이 좋겠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과 거주 편의성이다. 임대료는 아파트 64㎡형이 임대보증금 2억3400만원에 타입과 층수에 따라 월세 47만~52만원을 받는다. 특별공급인 경우엔 정부 지원이 있기 때문에 보증금 2억900만원, 월세 42만~47만원으로 더 낮게 적용된다. 79㎡형의 경우는 보증금 2억4800만원, 월세 54만~59만원(특별공급 2억2000만원/48만~53만원)이다. 주상복합은 같은 평형이 아파트형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고착아이파크 주상복합 조감도. <출처: 아이파크 홈페이지>
고척아이파크 아파트 조감도. <출처: 아이파크 홈페이지>
이 임대료를 주변 아파트들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될까?
바로 근처엔 신축이 하나도 없어 절대 비교는 어렵다. 바로 옆에 있는 600세대 삼환로즈빌아파트는 2004년 12월에 완공했다. 전용면적 59㎡형은 현재 매물이 없고 월세만 보증금 2억원에 월 100만원에 나와 있다. 11월에 신고된 전세 실거래가는 5억원이었다. 전용 84㎡의 10월 전세 실거래가는 6억원이다. 근처 고척벽산블루밍(2003년) 84㎡형 전세 호가는 6억원, 11월 실거래가는 5억8000만원이 있다.
그나마 2014년에 완공해 신축에 가까운 개봉푸르지오단지에 마침 전용 71㎡형이 있긴 한데 오류IC 근처로 환경이 조금 다르다. 매매가가 8억~8억5000만원, 전세 실거래가는 9월에 4억3000만원, 11월에 4억5000만원 건이 있다.
신축과 비교하려면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정도가 있겠다. 올해 5월에 완공해 이미 입주장이 지난 상태라 현재 전세 매물은 전용 59㎡형 딱 하나 있다. 호가가 5억7000만원이다. 이외에 내년 1월에 목동에서 사용승인이 예정된 래미안목동아델리체의 59㎡형 전세 매물이 7억원대 중반이다.
고척아이파크 79㎡형의 월세 54만~59만원을 연 2.5%를 적용해 보증금으로 환산하면 약 2억6000만~2억8000만원, 여기에 보증금 2억4800만원을 더하면 5억800만~5억2800만원 수준이다. 주변 전월세 시세와 비교하면 신축 아파트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임대차 시장 분위기나 임대료를 감안할 때 이번 고척아이파크 임대주택의 청약경쟁률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참 더 세입자로 살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청약에 도전해볼 필요는 있다. 따로 청약통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청약은 한국감정원 청약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단 우선공급 신청은 아이파크 홈페이지에서 청약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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