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추석 민심은 대체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과 부산의 민심은 안갯속입니다. 여권이 이재명정부 국정 동력을 유지하고 향후 정권 재창출 기반을 닦기 위해서는 서울·부산시장 탈환이 절실합니다. 그러나 두 지역은 다른 곳과 달리 확실하게 표심이 기울지 않은 상태라 민주당은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 서울·부산서 엎치락뒤치락
9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여러 기관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과 부산·울산·경남(PK)의 표심은 어느 한 곳은 향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당 지지도부터 살펴보면 민주당은 두 지역에서 국민의힘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5일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9.7%, 국민의힘 40.2%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전체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7.2%, 국민의힘 35.9%로 약 11%포인트 격차였는데요. 서울의 경우 전국적인 흐름과는 반대 경향성을 보인 셈입니다.
보수 성향이 우세한 PK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43.7%, 국민의힘이 39.9%로, 이 또한 오차범위 내로 예단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해당 조사는 무선(100%) RDD 표집틀을 기반으로 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입니다.
<MBC>가 의뢰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의 조사(이달 1~2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조사 후 3일 발표, 무선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3.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는 민주당이 서울에서 국민의힘보다 10%포인트 앞선 39%의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PK에서 두 정당 모두 36%를 기록했습니다.
내년 지선에서 여야 후보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도 팽팽한 흐름입니다. <SBS> 의뢰로 한 입소스 조사(10월1~2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조사 후 3일 공표, 무선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를 보면, 여당이 서울에서 55%로 압도적인 지지율을 나타낸 반면 PK에서는 야당에 7%포인트 뒤졌습니다.
<세계일보>가 의뢰한 한국갤럽 조사(9월29~30일 전국 성인 남녀 1010명 조사 후 10월1일 공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 응답률 9.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의 경우, 여당은 서울과 PK에서 모두 우세를 보이지 못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세훈 상대가 없다"…위기감 팽배
특히 수도인 서울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여권은 '초비상'입니다. 여당 의원 중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내겠다는 인사는 여럿이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할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게 내부 시각입니다.
이에 '내각·대통령실 차출'부터 '외부 수혈'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의도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차출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등 기업인 인사를 영입해 '경제' 정책을 부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 중 한 명인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내년 지선의 핵심 지역을 서울로 꼽기도 했습니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을 반드시 탈환해야 한다"며 "서울은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 요충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추석 민심과 여러 가지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여전히 서울 민심은 민주당에 결코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서울의 민주당 지지층 세대들이 외곽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상당히 불리한 지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부산도 쉽지 않은 격전지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과거보다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늘었지만 보수 지지층이 탄탄한 곳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산시장을 가져와 국민의힘의 지지 기반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영남으로 세력 확장을 꾀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이재명정부는 대통령 선거 때부터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 등으로 부산 민심 공략에 적극 나선 상태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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