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이진하·김성은 기자]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의 부적절한 과거 발언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최 처장을 추천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조차 다수가 최 처장을 추천한 인물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정치권에선 최 처장을 천거한 인사로 이른바 '성남 라인'에 주목하는데요. 이재명정부의 대통령실·내각 인사를 주도하고 있는 성남 라인에서도 그 중 핵심 인사가 최 처장을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대통령실과 민주당에선 거취에 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최 처장은 논란이 일자 29일 "제 비판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죄송하다"면서도 사퇴는 거부했습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성남 라인 핵심 추천 가능성…대통령실은 '침묵'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최 처장을 추천한 인물은 민주당 원내 인사가 아닌 대통령실 내부 인사입니다. 민주당 의원 다수도 '대체 누가 추천한 인사냐'며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결국 밀실 인사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핵심 인사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해온 '성남 라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역 의원이 추천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며 "최 처장을 추천한 인물은 특정이 안 되지만, 성남·경기 라인에서 픽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최 처장이 낸 책이나 구글링만 해봐도 거를 수 있던 인사라고 보는데, 이 부분이 매우 아쉽다"고 전했습니다.
최 처장을 추천한 성남 라인의 핵심 인사는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으로 추정됩니다.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가장 신뢰받는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데요. 여권 내부에선 대통령실에서 인사를 주무르는 실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에 최 처장의 잇단 논란에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가 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강조하며 크게 날을 세우지는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7일 국회 기자들과 만나 최 처장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과거 언행들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대통령께 임명권이 있는 만큼 대통령실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해 판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히는 한 의원은 최 처장의 거취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임명했으니 그대로 갈 것"이라며 "대통령실 믿고 가는 것"이라고 현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맨 오른쪽)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내부에 총기 난사"…커지는 비판론
최 처장의 이른바 막말 논란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난이 단초가 됐는데요. 최 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마이너스 70점이며, 한국을 퇴보시켰다'고 주장했고, 과거 7대 인사 원칙에 대해서는 '멍청한 기준', '문이 모든 고통의 원천' 등 발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극도의 찬양으로 일관했는데요.
이에 일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은 최 처장의 발언과 인사 검증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논란이 되는 인사가 있거나 이 인사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면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연일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야당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최동석 한 사람을 지키려고 본인이 속한 당 사람들을 전부 바보로 만들지 마시고 결단하길 바란다"고 최 처장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최 처장의 과거 발언을 두고 "막말 시리즈가 분야별로 4개는 되는 것 같은데,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인사혁신처장이라는 것은 매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여권 한 인사는 "사람은 말을 조심해야 하는데, 최 처장의 과거 발언을 보면 거의 민주당 인사를 특정해 총기를 난사한 것 아닌가란 생각한다"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일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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