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부산 이전, 경영진 ‘침묵’에 직원 불안감만
조각 인선 속도…이전 구체화 초읽기
노조 찬반 의견 엇갈려…커지는 '내홍'
경영진의 ‘침묵’…불확실성 고조 심화
2025-06-20 15:36:11 2025-06-20 16:27:37
 
[뉴스토마토 배덕훈·박창욱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본사 부산 이전 이슈를 두고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지만 노조의 반발로 이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HMM 경영진은 관련 이슈에 침묵하고 있어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만 커지는 모습입니다.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에 HMM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해양수산부 차관에 김성범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을 임명하며 조각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후 해수부 장관이 임명되고 이 대통령의 또 다른 공약인 해수부 부산 이전이 마무리 되면 HMM의 이전 계획도 구체화 될 전망으로 사실상 이전이 초읽기에 접어든 모습입니다.
 
현재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각각 36.02%, 35.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해진공의 정부 주무부처로, 국민연금공단의 6.02% 지분까지 포함하면 정부 측 지분은 77.71%에 달합니다. HMM은 정관에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결의 사안으로 정부의 의지로 이전 추진이 가능한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HMM 내홍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1000여명 가량의 업무직 중심의 육상노조가 이전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600여명으로 구성된 선원 중심의 해상노조는 이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MM 육상노조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본사 이전과 같은 중대한 결정은 철저한 검토와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졸속 이전 추진 시 강력한 투쟁으로 대응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정작 경영진은 부산 이전을 검토한 바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경영진이 주주 및 직원과 소통을 통해 독립적인 경영 판단을 해야 하지만, 외부의 논리에 별다른 입장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HMM 경영진이 80%에 육박한 지분 보유로 인사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 눈치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러한 경영진의 모호한 태도는 HMM의 당면 과제인 이른바 민영화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현재 HMM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데, 본사 이전 이슈와 관련 경영진의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고조돼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겁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진이 제대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면 HMM 인수를 원하는 기업도 함부로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영진이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이해되나 노조와 정부 사이에서 사전 조율에 나서는 등 불확실성을 지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명확한 방향성이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경영진의 침묵은 오히려 구성원들의 혼란과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HMM 육상노조 관계자는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경영진이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 이제라도 입장을 표명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배덕훈·박창욱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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