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 찬바람 속 쿠쿠는 '쑥쑥'
중국산 가전제품 저가 공세에도 성장
'김치냉장고' 위니아 빈자리도 공략
실적호조·고배당에 기관들 군침
2025-06-10 15:34:01 2025-06-10 17:53:54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경기부진과 중국산 저가 공세로 소형가전업계 전반이 위축되는 가운데, 쿠쿠가 1분기부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밥솥에만 기대던 과거를 벗어나 주방가전 전반과 렌털 서비스, 해외사업까지 고르게 성장하면서 외연을 빠르게 확장 중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쿠홀딩스(192400)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42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7.4% 증가한 수치입니다. 쿠쿠홈시스(284740)도 같은 기간 매출이 2711억원으로 10.8% 늘었고, 영업이익은 425억원으로 23.6% 급증했습니다.
 
쿠쿠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매 분기 실적이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배경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해외 법인의 성장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쿠쿠가 주력 제품인 밥솥 외에도 김치냉장고, 냉동고, 인덕션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블렌더 등 다양한 주방가전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며 매출을 확대해온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미식가전'으로 불리는 이들 제품군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3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쿠쿠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는 밥솥을 제외한 수치여서 제품 다변화 전략의 성과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평가입니다.
 
렌털사업도 실적을 끌어올린 또 다른 축입니다. 쿠쿠홈시스의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필수 가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된 데다, 고가 모델 중심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렌털 상품군의 고급화가 수익성 강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입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쿠쿠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미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덕분에 실적 기여도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쿠쿠홈시스의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렌털 모델의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쿠쿠홈시스 말레이시아 법인의 1분기 매출은 962억원으로 전년동기(867억원)대비 11% 성장했습니다. 
 
쿠쿠 1분기 실적추이.(그래프=뉴스토마토)
 
이 같은 흐름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입니다. 쿠쿠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가 있지만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않는 틈새 영역을 공략하고 있다"며 "일례로 지난해 선보인 김치냉장고의 경우, 위니아(071460)가 철수한 시장을 중국기업들이 잠식하기 전에 저희가 선점해 국산 브랜드로서 시장 방어에 나선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청소기처럼 시장 반응이 좋으면 풀 라인업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국내 소형가전 시장에는 샤오미, 하이얼, 하이센스, TCL, 에코벡스, 로보락, 메이디 등 중국 브랜드들이 활발하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봇청소기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조차도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자체 AS 인프라와 개인정보 보안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이 중국 제품들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면서 "여기에 제품력까지 갖춘다면, 틈새시장뿐 아니라 주력 제품군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쿠쿠홀딩스는 2026년까지 주당 1100원 이상의 배당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유지 중입니다. 2021년 주당 700원이던 배당은 2023년 1100원, 2024년 1200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쿠쿠홈시스도 연간 최소 주당 배당금을 800원으로 설정한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실적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쿠쿠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인데요. 이미 베어링자산운용은 쿠쿠홈시스 지분 6% 가량을 매입한 상태입니다. 
 
쿠쿠는 6월 신사옥 입주 이후 서울 동부권 거점으로 영업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쿠쿠전자 고덕비즈밸리 신사옥.(사진=서울 강동구청)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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