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아니다…대만, ‘K-전자’ 전장까지 위협
미디어텍, ‘엔비디아·TSMC’와 역량 강화
삼성·LG, 미래 먹거리 전장 사업서 성과
“대만과 경쟁 시 실적 호조세 주춤 우려”
2025-05-21 15:26:33 2025-05-21 18:25:2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대만 반도체 기업들과의 밀월 관계 강화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외한 한국의 반도체 위상이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만 전자업체들이 전장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먼저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 기업들의 받는 위협도 커지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지난 2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왼쪽)와 릭 차이 미디어텍 최고경영자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선택한 대만의 주요 전자 업체들은 최근 자사의 전장 경쟁력에 대한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앞서 지난 20일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에서 대만 최대 반도체 설계 회사 미디어텍은 디지털 콕핏 플랫폼 ‘C-X1’과 자동차 통신칩 ‘MT2739’를 공개했습니다. 전시된 C-X1에는 자율주행과 같은 AI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착됐습니다. 또 AI 기반 음성 지원과 주행 경로 설정 등 운전자들을 위한 각종 편의기능이 탑재됐습니다. 위성 통신 기술을 지원하는 MT2739는 운전자의 주행 장면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AI 네트워크 최적화 기능을 제공합니다.
 
처음 미디어텍이 전장 시장에 뛰어든 건 지난 2023년부터입니다. 미디어텍은 세계 1위인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협력해 전장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미디어텍은 TSMC를 통해 전장용 칩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엔비디아와 함께 전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미디어텍은 지난 2023년 엔비디아와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자사의 시스템온칩(SoC)과 엔비디아의 GPU 칩을 통합시키는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릭 차이(Rick Tsai) 미디어텍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강력한 컴퓨팅 성능과 부품 간의 안정적 연결을 필요로 하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은 그 진화의 최전선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대만의 전력 부품 업체 델타일렉트로닉스도 전장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전기차용 전력 전자 장치인 ‘파워트레인’과 ‘파워솔루션’, ‘트랙션 인버터’ 등 입니다. 
 
대만 업체들이 전장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업을 역량을 확대 중인 국내 전자 업계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전장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최저 소비 전력을 가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통합 멀티미디어시스템)’ 메모리 솔루션인 ‘UFS’와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등을 선보였습니다. 현재는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를 아우디와 현대차 등 완성차 업계에 공급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LG전자도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글로벌 차량통신 연합체 5GAA 총회에서 무선통신 기능 탑재 자동차를 위해 인공위성 기반 차세대 음성통신 솔루션도 시연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전자 업체들이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를 등에 업고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경쟁력을 키운 대만이 삼성과 LG와 전장 시장에서 맞붙는다면, (삼성과 LG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적 호조 추세도 주춤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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