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기대에 세종 집값 들썩…청약도 대란
거래량 증가하고 매물 감소…전문가 "성급한 매수 경계"
2025-04-30 15:28:14 2025-04-30 17:20:1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국회 세종 이전 등이 부상하면서 세종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세종시는 선거철마다 호가가 급등락했는데, 막연한 기대감으로 섣부른 매수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3% 올라 상승폭이 1주 전(0.04%)보다 5배 이상 커졌습니다. 2023년 11월 셋째 주 이후 1년 5개월째 하락하던 세종 아파트값은 4월 둘째 주 상승 전환한 데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전국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0.01%, 지방 아파트값이 0.04%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입니다. 
 
세종은 특히 정주 여건이 양호한 고운동과 다정동 위주로 오르며 세종 전체의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대선 예비 후보들의 세종 관련 공약을 쏟아낸 것이 세종 집값이 내림세를 멈추고 오르기 시작한 것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는데요. 수도 기능 분산과 세종 천도론에 대한 기대 심리 등으로 세종 집값 상승폭은 과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다정동 가온5단지 중흥S클래스센텀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15일 6억98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달 같은 평형이 5억원대 후반~6억원대 초중반에 팔렸습니다. 한뜰마을6단지 중흥S클래서센텀뷰는 지난 1일 전용면적 84㎡와 140㎡가 각각 8억8000만원, 15억6000만원에 신고가에 거래됐는데요. 이는 직전 거래보다 각각 5000만원, 65000만원이 오른 가격입니다. 나성동 '한신더휴리저브' 아파트 전용 84㎡도 지난 19일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는데요. 이는 직전 거래가보다 2억원 비싼 금액입니다. 
 
세종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거래량 1000건 돌파…매물도 연초 대비 24% 감소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30일 기준 세종에서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거래는 1060건으로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을 넘어선 건 2020년 12월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70건이었으며, 올해 1월 301건, 2월 374건이던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3월 775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아파트 매물도 감소하고 있는데요.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아파트 매물은 6203건으로 연초(8156)건 대비 23.95%가 줄었습니다. 
 
세종시 다정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세종시 관련 행정수도·개헌 이슈가 나오면서 3월부터 호가가 오르고 전화할 때마다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면서 "계좌를 안 주는 경우도 많고 가격 협상도 안돼 사실상 정찰제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면서 최근 거래가 많았고, 많은 분들이 선거 이후에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매물을 거뒀다"고 했습니다.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세종시 청약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세종시 안울동 산울마을 5단지 세종 파밀리에 더파크 4채 무순위 청약에 10만여명이 몰렸습니다. 주변 아파트 거래가 대비 분양가가 2억원가량 낮아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단지로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한때 LH 청약플러스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세종시는 2020년 행정수도 이전설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적 44.93%로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상승세는 2021년 5월까지 이어지다 국회법 개정이 지지부진하고 천도론이 물밑으로 가라앉으면서 2021년에는 누적 -0.78%, 2022년 -1.26%, 2023년 -4.15%, 2024년 -6.46%로 지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의 회복세가 단기적인 반등인지 중장기적인 상승세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통령 집무실이나 국회를 옮기는 이슈가 사그라들면 집값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향후 일부 혹은 전부 이전에 따라 상황이 다르고,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이 없는 만큼 성급한 매수는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종시 아파트는 선거 시기만 되면 집값이 들썩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정치 이슈가 아니더라도 세종 아파트값은 그동안 너무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오름세는 좀 더 지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상승세가 아닌 회복세로 봐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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