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수도권 쏠림)① 정책금융 지원도 수도권-지방 '양극화'
정책금융 잔액 1900조 육박…10년 새 2.5배 증가
비수도권 금융공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
2025-01-13 15:57:35 2025-01-13 21:15:1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정책금융 잔액은 1900조원으로 10년 새 2.5배나 증가했지만, 그 혜택은 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여전히 금융 공급 부족으로 인해 성장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이러한 불균형은 지역 소멸 위기를 가속화하고, 국가의 균형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3회에 걸쳐 정책금융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면밀히 진단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과 방향성을 모색합니다. (편집자주)
 
비수도권 금융공급 적어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오히려 심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지역균형발전 예산인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를 살펴보면, 처음 설치된 2005년 5조4744억원에서 지난해 13조47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20년간 이어진 재정 지원 확대에도 비수도권과 수도권의 경제적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3년 지역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은 2404조원으로 전년보다 77조원(3.3%) 늘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이 1258조원으로 전국의 52.3%를 차지했습니다. 
 
지역내총생산이 큰 곳은 △경기 594조원 △서울 548조원 △충남 143조원 순으로 모두 수도권이거나 수도권에 인접한 지역이었습니다. 특히 인천의 지역내총생산은 117조원으로 나타났는데요. 부산이 그 뒤를 이은 114조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인천에 역전됐습니다.
 
지역 불균형의 가장 큰 이유로 인구 유출과 경제적 자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꼽힙니다. 비수도권으로 갈수록 금융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공급 마저 '서울편중-지방소외'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서울지역의 금융기관 기업대출은 722조7204억원입니다. 전체의 39%에 달합니다. 여기에 인천과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을 포함하면 1176조3395억원으로 전체의 63.5%에 달합니다. 이에 비해 비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부산의 기업대출은 117조4025억원으로 6.3%에 불과합니다.
 
지역 소재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지역 기업에 대한 지원이나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정책금융 기관에서 자금 지원에 소극적인 건 사실"이라며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거나 그런 기업을 유치한다면 정책금융 지원도 적극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지역별 금융공급 관련 경쟁현황 평가'에 따르면 서울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금융수요보다 금융공급이 더 많은 정도가 가장 컸습니다. 금융위는 전국 여신 공급량 대비 특정 지역 여신 공급량 비율과 전국 금융수요 대비 특정 지역 금융수요 비율을 비교해 평가 지표를 마련했는데요. 서울은 해당 지표에서 14.6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이 금융 수요에 비해 공급이 더 부족했는데요. 금융위 평가에서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5.1점, 비수도권은 -9.6점을 받았습니다. 금융위는 보고서를 통해 비수도권에서 금융수요 대비 공급이 수도권에 비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전체적인 정책금융 지원이 늘고 있음에도 여전히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금융수요가 큰 상황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기존 정책금융 프로그램이 각 지역 특성이나 산업구조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적합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지역마다 특성이나 산업구조가 상이하기 때문에 업종별로 지원수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며 "문제는 차등 지원했을 때 타당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를 고려해 지원 규모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3년 지역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이 1258조원으로 전국의 52.3%를 차지했다. 부산의 지역내총생산은 114조원으로 인천에 역전됐다. 사진은 지난 2023년 열린 제13회 광주중소기업제품 박람회 사진.(사진=연합뉴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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