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LCD에서 중국에 자리를 내준 국내 패널산업이 OLED에서도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국산 OLED 장비 업체가 코로나19발 경기 경색 상황에도 2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중국 로컬 패널업체 수요에 의한 것으로 마냥 기뻐하기 어렵다.
패널 장비 업체 엘아이에스는 24일 2분기 매출이 89%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102%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매출 104%, 영업이익 156% 성장을 이뤘다. 회사측은 중국 OLED의 계속된 설비 투자에 힘입은 실적으로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OLED 디스플레이 분야를 활용하고 있다”라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 엘아이에스는 올해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계약을 잇따라 수주했다. 이달 2일에는 CSOT와 315억원, 지난 4월과 5월에는 각각 티안마와 139억원, BOE와 48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를 수주한 바 있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2016년부터 OLED 지원 정책 아래 보조금을 받아 설비투자에 적극적였다. 여기에 코로나 국면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책에 더욱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패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삼성과 LG가 지난 수년간 패널 산업 수위를 차지해왔으나 현재는 BOE가 세계 최대 LCD 업체에 올라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 철수를 밝혔고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아직 철수 의사가 없다고 했으나 무게 중심은 OLED에 두고 있다.
나아가 중국 업체들은 OLED 패널에서도 2~3년 안에 삼성과 LG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모바일용 OLED 패널은 아직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여전히 90% 점유율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BOE와 비전옥스, 티안마 등 중국업체는 아직 한 자릿수 점유율을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1~2년간 생산능력을 크게 늘려 수년 내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형 OLED 패널에선 아직 중국의 존재감이 없다. 이 시장에선 LG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이다. 그럼에도 최근 샤오미가 OLED TV를 출시하는 등 전방 제품이 자국 내 인기를 얻으면 부품 소재 자급력을 높이도록 전폭 지원하는 게 중국 정부의 전략이라 안심하기 힘들다.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5170억원이나 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CD 및 OLED TV 모두 수요가 부진해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중국 로컬 패널업체들도 당장은 OLED TV 시장 수요에 대응할 필요성이 적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광저우 OLED 라인 가동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형 OLED를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후발 업체와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국 로컬 업체 성장과 코로나발 수요 침체가 맞물려 최근 대중국 OLED 패널 수출은 부진하다. 중량 기준 OLED 패널 대중국 수출은 4월부터 6월(각 -59%, -33%, -17%)까지 전년동월대비 모두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액기준으로는 4월 마이너스(-36%)를 제외하고 5, 6월은 두 자릿수 성장률(각 36%, 63%)을 보였지만 매달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던 1~3월(각 151%, 183%, 194%)과 비교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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