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상장사의 배당 결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제로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배당주 매력이 부각된 데다 주가차익 외에도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중간배당 역시 축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글로벌 게임사인
SNK(950180)(에스엔케이)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배당 실시계획을 밝혔다. 배당기준일은 6월30일로 구체적인 배당 지급률과 일정 등은 추후 개별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다.
시장의 관심사는 배당 결의 여부다. 배당기준일 2거래일 전까지 해당 종목을 매수해야만 배당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상장사들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 도입 등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중간배당을 확대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간·분기배당을 한 기업은 총 58개사로 전년대비 7.4%(4개사) 늘었고 배당금액 또한 2.4%(2178억원) 증가한 9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된 기업이 많아 배당여력이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배당을 지급했던 두산·
천일고속(000650)·
코웨이(021240)·미원상사·
씨엠에스에듀(225330)는 올해 1분기 현금·현물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포스코와 한온시스템의 경우 주당 분기배당금을 각각 2000원, 80원에서 1500원, 68원으로 내렸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재무 관리 악화에 대비한 조치다.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 2002년 이후 18년 간 중간배당을 이어온
하나투어(039130)의 경우 코로나19로 관광 수요가 급감하면서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했고 작년 6월 처음으로 중간배당에 나선
롯데지주(004990)와
현대모비스(012330) 역시 유통업 부진과 완성차 생산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39%, 27% 하락했다.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해왔던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중간배당 결정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가치제고를 위해선 배당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지만,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은행권에 배당·성과급 지급 자제를 권고함에 따라 선뜻 배당 실시를 결정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중간배당 안건이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배당 시행 여부에 대해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다"면서 "(배당 결정은) 임시 이사회를 통해서도 결정할 수 있고, (배당기준일까지) 아직 시간도 남았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배당은 작년 대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이익이 급감한 만큼 보수적인 배당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