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중기IT부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확진자 증가 수가 하루 걸러 한자릿수를 기록하던 초기와 달리 현재는 시간 단위로 세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정부 발표가 있을 때마다 과연 국내 확진자가 몇천명까지 치솟을지 국민의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기관과 민간의 노력으로 나름의 성과도 나타나는 중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당국은 개발 단계에 있는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에 '긴급사용승인'을 내리고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길을 열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은 지난 4일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및 백신 개발에 활용할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연구 능력을 입증했다.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국민 불안감 확산에 일조하던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국내외 사업자와 협업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나서 남겨야 할 유산이다. 그 다음 단계를 미리 보고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과학계는 정부의 초기 대응에는 긍정 평가를 하면서도 현재보다 악화한 상황을 준비하라는 조언을 여러차례 했다. 지난달 한림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전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한 원인으로 대구·경북 지역 신천지 교회가 꼽히지만 정부가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줄이는 동시에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연구개발(R&D) 기관·사업자들의 빠른 연구에 발목을 잡는 정부 부처간 칸막이 혁파가 대표적이다. 한 진단키트 개발사 관계자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부처간 협의를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민간 사업자가 풀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정부가 의지를 갖고 시도해야 한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은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향후 추경예산 심의 과정에 출연연의 바이러스 감염병 R&D 예산 확보를 위해 다른 부처를 설득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특정 부처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다. 정부 부처가 함께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야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전 부처가 뛰어들었다. 그 다음을 준비하는 첫 단계 역시 협조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김동현 중기IT부 기자(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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