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민 고발 돌입했는데 진척 없는 나경원 수사
7차 고발 동안 2차 고발인 조사가 전부…시민단체 "강제 수사해야"
2019-12-04 14:20:59 2019-12-04 14:20:5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녀의 입시 부정과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민단체들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고발한 지 4일부로 80일째가 됐다. 그동안 나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총 7차 고발이 이뤄졌지만, 이 기간 진행된 검찰 수사는 2차례의 고발인 조사가 전부다. 이들 단체는 범국민 고발 서명을 받아 신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할 방침이다.
 
이날 사립학교개혁과비리추방을위한국민운동본부 등 4개 단체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나경원 원내대표의 불법·비리 혐의에 대한 범국민 공동 고발 운동이 시작됐다. 이들 단체는 고발 운동을 진행한 후 이달 중으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고발에 참여한 단체 중 하나인 민생경제연구소의 안진걸 소장은 "고발 운동을 돌입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1만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했다"며 "이제는 나 원내대표의 의혹과 검찰의 부실 수사에 대한 주장은 소수의 의견이 아니라 범국민적인 관심 사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고, 제1 야당 대표로서 증거 인멸과 관련자 말 맞추기 등 우려가 있으므로 신속히 강제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며 "검찰이 수사를 지연하면 국민적 분노는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9월16일 나 원내대표와 이병우 성신여대 교수를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1차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2011년 성신여대에 신설된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으로 나 원내대표의 딸이 이 학교 실용음악과에 합격하고, 입학한 이후에도 부당하게 성적이 정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나 원내대표의 아들이 지난 2104년 윤형진 서울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서울대 실험실에서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이듬해 미국에서 열린 학술대회 때 의공학 포스터의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려 예일대에 입학한 것에 대해서도 입시 부정과 특혜 의혹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단체는 9월26일 나 원내대표 딸의 입시와 성적 비리를 구체화해 2차 고발장을 제출했다. 2차 고발 대상에는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사립학교법 위반, 사기, 업무방해 혐의 등 사학 비리 의혹을 받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포함됐다. 이후 같은 달 30일에는 자신들에 대한 음해와 협박 혐의로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 이만희 대변인도 고발했다.
 
이후 10월24일에는 나 원내대표가 대표로 있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유화와 각종 부당 특혜 문제를 제기하면서 4차로 고발했다. 지난달 15일에는 나 원내대표 일가와 관련된 홍신학원, 홍신유치원의 사학 비리 문제로 4차 고발을,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각종 부당 개입 문제로 5차 고발을 동시에 진행했다.
 
지난달 25일 7차 고발에서는 지난 2013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직원 부당 채용 문제와 스페셜올림픽 예산 횡령 문제를 제기하면서 나 원내대표를 업무방해,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나 원내대표가 조직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11월 자신의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최모씨 등 2명을 부당하게 조직위원장 비서로 채용하고, 평창동계올림픽 폐회 후 조직위원회 잔여재산 44억원을 스페셜올림픽코리아에 부당하게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성상헌)는 첫 고발 54일 만인 지난달 8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을 상대로 1차 고발인 조사, 같은 달 27일 방정균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을 상대로 2차 고발인 조사만을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여전히 나 원내대표 등에 대한 수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 사건을 계속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검찰이 자유한국당과 정치적으로 거래하고, 나 원내대표 등의 중대한 범죄를 비호한다'는 범국민적 비판과 심판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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