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 11일 총파업…22년 무분규 기록 깨지나
노조 "5월 상견례 후 제시안 미제시" 불만 고조
사측 "수주 실적 부진, 더 협의해 입장차 좁힐 것"
2019-10-01 15:39:30 2019-10-01 15:39:3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이 오는 11일 총파업한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22년간 이어온 무분규 타결 기록이 깨지게 된다. 노사는 23차례 교섭에도 여전히 입장차가 큰 상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은 오는 1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12만3867만원, 연차별 임금 격차 조정, 성과급 최소 250%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을 요구한 상태며 별도 요구안으로 총 고용보장, 성과연봉제 폐지, 정규직 인원 충원 조건 등을 내걸었다. 
 
노사는 지난달 말까지 총 23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임협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 5월 말 상견례 이후 현재까지 제시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당초 회사가 기대심리를 낮추기 위해 제시안을 늦게 내놓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교섭이 23차까지 진행됐음에도 여전히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대미포는 올 상반기에 580억원의 엉업이익을 냈다. 노조는 경쟁 조선소가 적자 전환하는 와중에도 현대미포는 흑자를 내고 있는데 제시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납득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담화문을 통해 내년 하반기면 도크가 빌 수 있다는 대표이사의 발언은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까지 안기게 했다. 이에 노조는 고용안전에 대한 명확한 합의도 요구한 상태다. 
 
사측은 임협에 대해 노조와 좀더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수주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회사는 올해 수주목표를 35억3000만달러를 내걸었으나 지난달까지 달성률은 39%에 그쳤다. 특히 지난 8월 한달 동안은 단 한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반면 일감 확보 실패로 수주잔량은 전달 115척에서 110척으로 감소했다. 
 
특히 현대미포가 주력으로 수주하는 중소형선은 대형선에 비해 건조 기간이 짧기 때문에 일감 확보를 위해서는 보다 더 많은 척수를 수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수주량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면서 제시안을 선뜻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미포 노사가 지난 1996년 이후 22년 간 이어온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 기록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이달 말부터 차기 집행후 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만큼 오는 11일 전까지 임협 타결을 위해 투쟁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11일 이후에는 선거 체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 이전에 최대한 해결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대미포 관계자는 "회사도 22년 무분규 기록을 지키고 싶지만 올해 수주가 안좋은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제시안을 노조 기대보다 너무 낮게 내놓으면 갈등만 더 커질 수 있어 고민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와 최대한 협의해 입장차를 좁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지난 5월 임협 상견례 모습. 사진/현대미포조선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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