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고 있는 선거제 개편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바른미래당이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표결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바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잠정 합의했고, 이에 대해 당의 추인을 받는 절차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회의 중간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잠정합의안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된 내용 자체를 상대방이 번복하는 문제가 나와서 오늘은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며 "조만간 민주당과 최종적으로 공수처안을 문서로 작성할 것이다. 문서로 작성된 합의문을 토대로 의총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에 따르면 민주당과 바른당은 공수처법과 관련해 검사·판사·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한 기소권만 공수처에 남겨 두고 나머지는 분리하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바른당 의총이 진행되는 동안 "바른미래당에서 제안도 안 했다"며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줘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가 민주당과 최종적인 공수처법에 합의를 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당은 기존 공수처법 당론에서 전혀 바뀐 게 없다"며 "바른미래당에서 할만한 여지가 있는 공수처안을 가져오면 그때 이야기하는 것이지 지금 공수처법 당론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바른당 의총에선 손학규 대표의 거취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등 '제3지대론' 등을 놓고도 격론이 펼쳐졌다. 손 대표는 "당 혼란에 대해 죄송하다. 여러 정계개편설이 있지만 거대 양당 체제 극복이 중요하다"며 확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박주선 의원은 "제3지대에서 빅텐트를 치도록 바른미래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 대표에 대한 '찌질이' 발언으로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은 참석에 앞서 의총장 출입을 막는 당직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의총장 입장이 거부되자 "이러려고 당원권을 정지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결국 뒤늦게 도착한 이혜훈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가는 틈을 이용해 입장할 수 있었다.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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